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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선발방식/“학력보다 실력” 변화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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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선발방식/“학력보다 실력” 변화바람

입력
1995.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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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기업중심 무자료 면접제도 등 도입/시험위주 벗어나 사회봉사활동 중시도삼성그룹은 올 가을 신입사원 모집부터 학력을 완전히 무시하기로 했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실력만 있으면 뽑기로 했다. 1백문항의 상식시험과 20문항의 컴퓨터관련 상식시험으로 1차 선발한 뒤 면접을 보되 면접대장의 학력란은 없애기로 했다. 사회봉사활동을 한 경력이 인정되면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단 연령만은 29세이하로 한정했다. 삼성은 이같은 파격적인 인사제도를 기회균등과 능력주의를 실천하며 가능성을 열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의 근본틀을 바꾸기 위해 마련된 「5·31 교육개혁」은 기업의 인사제도에도 적지않은 변화의 바람을 몰고올 것 같다. 지식위주의 암기식으로 더 이상 대학교에 들어갈 수 없듯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다양성과 전인교육을 추구하는 개혁안의 성공여부가 기업에도 달려있는 것이다.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방식은 거의 전적으로 시험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학교 3,4학년때에는 전공을 제쳐둔 채 입사시험을 별도로 준비한다. 그러나 입사시험을 통과한 학생은 입사후 기업이 다시 교육시키고 있다. 「학교 따로 기업 따로, 전공 따로 입사 따로」현상이 굳어져 막대한 시간과 돈이 구시대적 채용방식 때문에 허비되고 있다.

특히 고질적인 학벌주의는 속칭 2류나 3류학교출신과 지방대생 출신들의 취업기회를 원천봉쇄해 왔다. 일류대를 가기위한 피나는 준비가 국민학교때부터 시작되는 근본원인중 하나가 기업들의 이같은 학벌중시 채용방식에도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종합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대학교에 들어가듯 기업의 신입사원 선발도 더 이상 지식과 학벌 위주일 수는 없게 됐다. 삼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이미 새로운 인사제도가 도입돼 서서히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올 상반기중 2천명의 대졸사원을 뽑기로 한 대우그룹은 지난 3월중순 16개 계열사 인사담당자들이 부산 대구 광주 전주 이리등 지방 5개도시를 돌며 취업대상자들에게 공개토론회 형식의 채용설명회를 실시했다. 창의성이 강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취지에서 자기소개서에 대한 평가에 선발의 높은 비중을 두기로 했다. 대우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입사지원자들이 작성해 온 자기소개서는 대부분 취업전문기관에서 제공하는 모범답안에 의존해 내용이 일률적이었다』며 『올부터 자기소개서에 성장과정과 대학생활, 입사후 포부등의 항목을 없애고 개성과 특기등을 소개하는 부분에 높은 점수를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을 비롯한 상당수 그룹들은 면접시험때 응시자의 신상명세등 관련자료를 보지않는 무자료면접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학력에 눈이 가려 생길 수 있는 예단을 원천 봉쇄하자는 취지다. LG그룹의 경우 면접에서 배낭여행경험과 서클활동 사회봉사활동 특기등 학업성적 이외의 다양한 사회경험을 중요한 평가요소로 정해놓고 있다. 미원은 선배사원 4명으로 구성된 면접단이 입사희망자 6명을 1개조로 해 호프집등 회사밖의 여러장소에서 만나 최소 4시간 이상 24시간 이내에 면접 관찰해 그 결과를 선발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사원 선발방식만이 바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칭 일류대 졸업생들에게 승진이나 부서배치의 우선권을 부여하던 인사제도도 부분적으로 바뀌고 있다. 한솔그룹은 인사기록카드에서 아예 학력과 출신지역을 삭제했고 금호그룹은 30대일지라도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직원을 임원으로 발탁하는 패스트트랙커 제도를 도입했다.

삼성인력개발원 박영준 이사는 『학생들의 창의와 개성을 중시하는 이번 교육개혁안이 학력 및 성차별 철폐라는 기업의 열린인사의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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