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성으로 알려져 파업의 대명사처럼 「악명」이 높은 현대중공업노조에도 드디어 대변화의 시사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중공업노조(조합원 7개사업부 약2만여명)의 조선사업본부에서 「무분규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조선사업부노조원은 현중 7개사업부 노조원들 가운데서도 가장 강성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바로 이들 사이에서 무분규 서명운동이 일어나고 조선사업부소속 노조원 9천4백여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천여명이 서명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과거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이변이다. 현대중공업노조는 이미 쟁의발생신고를 해놓고 있는 상태다. 8일로서 냉각기간이 만료되어 노조원들에게 파업돌입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할 수 있는 긴장된 순간이다. 파업여부는 조합원들에게 달려 있다. 우리는 조합원들이 과거처럼 분위기에 휩쓸린다든가 또는 위협에 굴하지 말고 성숙한 판단에 따라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노동조합은 누구를 위한 조합인가. 조합원인 근로자를 위한 조합이다. 근로자의 임금, 근로조건, 복지등의 개선이 목적이다. 누가 주인인가. 조합원이다. 따라서 조합집행부는 민주적으로 선출되고 또한 민주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현대중공업조선사업부 조합원 사이에 나타난 무분규 서명운동을 평가하는 것은 그것이 노조집행부 아닌 일반노조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의사표현이기 때문이다. 또한 서명운동 그 자체가 외부의 강제력 없이 조합원의 자유의사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노조의 민주적 운영원칙이 살아난 것이다.
노조집행부가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선출됐다 해도 조합운영을 특정목적을 위해 독단적으로 운영하는 경우 제재돼야 마땅하다. 현대중공업노조집행부는 이번 임금협상추진과정에서 협상보다는 쟁의유도에 우선을 두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임금협상을 하자면 상견례, 협상일정협의, 입장제시, 협의등의 수순을 밟아야 하는 것이 상례인데 현대중공업노조집행부는 지난 5월27일 상견례성의 1차회의와 동시에 쟁의발생신고를 했다는 것이다. 협상을 제대로 하기도 전에 쟁의발생신고부터 한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민노준등이 추진하고 있는 법외노조들과의 연대투쟁을 겨냥하여 부랴부랴 쟁의수순을 서둘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노조집행부의 이러한 쟁의발생신고에 대해 협의를 거치지 않은 「하자」를 들어 법원에 집행정지를 위한 가처분신청을 내놓고 있다.
현대중공업노조 사이의 무분규서명운동은 밑으로부터의 노조민주화혁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급진진보성향의 법외노조에 대해서 파급영향이 클 것 같다. 노조의 민주화는 성취돼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