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칼리 카르텔」에 매수/범행은폐·수사방해·돈세탁까지전직 미 검찰간부를 포함한 3명의 연방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콜롬비아 마약밀매단의 범행을 은폐하고 그들에 대한 당국의 수사를 방해하는 한편 심지어는 돈세탁에까지 가담한 혐의로 5일 기소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에 기소된 전직 검사 가운데는 지난 80년대초 콜롬비아의 악명높은 마약조직인 「칼리 카르텔」의 창설멤버였던 호세 산타크루즈 론도노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마이클 아벨 전법무부 외사과장이 포함돼 있다. 아벨씨는 지난 84년 법무부를 사직한 뒤 워싱턴에서 변호사로 개업중 이번에 체포됐다.
아벨씨와 함께 구속된 전직검사들은 전마이애미 주재 연방검찰 차장검사였던 도널드 퍼거슨과 조엘 로젠탈로 밝혀졌다.
마이애미 검찰당국에 의하면 이들은 ▲밀수대금 세탁 ▲구속된 밀매범에 대한 살해위협 전달 ▲공문서 변조 등 다양한 수법을 통해 칼리 카르텔의 코카인 밀수조직을 비호하거나 그들의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함께 구속된 56명의 칼리 카르텔 마약단원들은 지난 83년부터 최근까지 미국내 코카인 유통량의 80%에 달하는 21만톤(20억달러 상당)을 콜롬비아와 파나마 등지로부터 밀수입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마이애미 검찰당국은 『칼리 카르텔은 변호사들을 고용해 수익금을 관리하고 당국의 수사를 방해하는 등 마치 다국적 기업을 운영하는 수법으로 대규모 코카인 밀수를 자행해 왔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6일자 1면 머릿기사로 이번 사건을 대서특필하면서 고위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피의자 보호라는 직무의 한계를 뛰어 넘어 이들의 범행에 적극 가담했다는 당국의 발표내용을 상세히 전했다. 포스트지에 의하면 이들 3명의 전직 검사 이외에도 사우스 플로리다 지역에서 개업중인 변호사 3명도 칼리 카르텔의 마약조직에 매수돼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이날 함께 기소됐다.
그러나 도널드 퍼거슨을 비롯한 검찰출신 피의자들은 마이애미 검찰당국이 밀고자들의 허위진술을 토대로 부당한 혐의를 뒤집어 씌웠다고 주장했다.
퍼거슨의 변호인인 닐 소네트는 『퍼거슨은 과거나 현재나 정직하고 윤리의식이 투철한 변호사』라면서 『검찰의 이번 기소는 완전히 날조되고 왜곡된 사실에 기초한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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