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남편둔 부인의 비련/결혼후 사실 알고도 정성어린 내조

◎도박·외박일삼다 끝내 가출에 “이혼”서울가정법원 가사1부(재판장 정덕흥 부장판사)는 6일 A씨(여·32·경기 남양주군)가 남편 B씨(34·서울 강동구)와 B씨 부모등을 상대로 낸 이혼등 청구소송에서 『남편이 AIDS 감염사실을 숨긴채 결혼하고 이 사실이 드러난 후에도 불성실한 생활로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한 만큼 서로 이혼하고 남편가족은 A씨에게 3천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승소판결 했다.

A씨는 90년 12월 친지소개로 결혼했으나 7개월 뒤 남편으로부터 『나는 AIDS 감염자다』라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시부모들 역시 관할보건소로부터 『아들이 결혼할 때 상대 배우자를 알려달라』는 통지를 받고서도 이를 A씨에게 알려주지 않은 사실도 알게됐다.

A씨는 한동안 운명을 저주하며 좌절의 나날을 보냈으나 마음을 다져잡고 오히려 「죽음의 질병」에 걸린 남편을 정성으로 섬겼고 92년 9월에는 아들까지 낳았다.

그러나 이미 삶 자체를 포기해버린 남편은 아내의 노력을 외면, 직장에 무단결근하며 도박과 외박등으로 인생을 탕진하다 93년 2월 가출해버렸다.

결국 A씨는 지난해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냈다.<박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