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형 사립고교 신설/비교내신 특혜 상실 설립목적 회복 특수목적고/「정원1·5배 선발후 추첨」논란예상 자립형 고교5·31 교육개혁조치에 따라 그동안 본고사체제에서 명성을 떨쳐온 특수목적고의 신입생 선발방식이 97학년도부터 대폭 바뀌어 본래의 설립목적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또 98학년도 이후에는 정부의 재정지원없이 학생납입금과 재단전입금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립형 사립고」가 신설된다. 신입생 선발방식을 중심으로 특목고의 위상변화와 자립형 사학의 실체 및 부작용을 알아본다.
▷특수 목적고◁
97학년도 대학입시부터는 사회봉사활동 특별활동등 교과성적 이외의 요소가 대폭 반영되는 생소한 제도가 시행된다. 따라서 지난 2∼3년 국·영·수 위주의 본고사체제 하에서 서울대, 연·고대등 명문대입시를 휩쓸어 온 특목고의 위상에도 다소 변화가 예상된다. 이제 공부만 잘한다고 반드시 일류대학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특목고를 목표로 공부해온 중2∼3년생중 상당수가 특목고를 외면하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현행 내신성적이 없어지고 종합생활기록부가 전형자료로 활용됨에 따라 지금까지 특목고생들에 적용돼 온 「비교내신제의 특혜」는 현재 고2년생이 입시를 치르는 97학년도부터 사실상 효력을 상실한다. 이에 따라 특목고생들도 97학년도 입시부터 일반계 학생과 똑같은 조건에서 입시를 치르게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 1학기부터 초·중·고교에서 일제히 작성되는 종합생활기록부는 등급 총점 전체석차등 기존의 내신성적개념이 완전히 사라지므로 그동안 특목고생들의 내신성적을 재산정하기 위해 활용돼 온 비교내신제가 97학년도 대입때부터 유명무실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97학년도부터 신입생 선발권을 갖게 된 각 대학은 우수학생 유치방안의 하나로 세부적인 별도의 선발기준을 마련할 것』이라며 『우수학생이 많은 몇몇 특목고를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하거나 동일계열 학과에 지망하는 특목고생에게 가중치를 부여, 특목고생들이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교내신제는 특목고생들이 대학입시때 동일계열 학과에 지망할 경우 인문계출신 수능시험 응시자의 성적과 비교해 내신등급을 새로 부여받는 제도로 과학고는 85학년도, 외국어고는 94학년도 입시부터 적용돼 왔다. 예를 들어 학교 내신성적이 5∼6등급을 차지하는 불어과 외국어고생이 대입시 불문학과에 지망할 경우 1∼2등급에 해당하는 내신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한편 특목고는 97학년도부터 개별적인 필기시험을 완전폐지하고 「종합생활기록부」와 면접시험, 실기시험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게 된다. 그러나 98학년도까지는 종합생활기록부와 현행 생활기록부를 전형자료로 함께 사용하고 현재 국교6년생이 입학하는 99학년도부터는 종합생활기록부만 사용한다.
학교의 특성에 따라 중학교 종합생활기록부에 나타난 특정과목의 성적등에 가중치를 부여해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다. 정부는 특목고가 당초 설립목적대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유도하고 대학입시위주로 교육과정을 변칙운영할 경우 그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자립형 사립고◁
교육개혁안에 따라 현재 중1년생이 고교에 입학하는 98학년도부터 자립형 사립고가 허용된다. 자립형 사립고는 대학교육의 다양화와 특성화를 전제로 건학이념이 분명하고 정부의 재정지원없이 재단전입금 및 학생납입금 등으로 운영, 유지할 수 있는 학교를 말한다. 자립형 사학에 대해서는 사실상 평준화원칙을 해제한 셈이다.
학생선발방식은 종합생활기록부+면접, 종합생활기록부+실기시험, 종합생활기록부+면접+실기시험등 1차전형을 통해 입학정원의 1·5배수를 뽑은후 추첨에 의해 최종선발된다. 1차전형에서 1등을 차지했더라도 추첨에서 탈락할 경우 입학할 수 없는 허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막상 실행될 경우 「입학기준」을 둘러싸고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교육개혁안이 발표된후 재단출연금이 많거나 재단의 투자여력이 높은 일부 사립고는 자립형 사학 허용방침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사립고와 평준화 해제범위에서 사실상 제외된 국·공립고는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현재 서울의 경우 중동고 현대고 우신고 세화고 세화여고 대진고 대진여고 미림여고등 20여개 사립고가 자립형 사학 신청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자립형 사학들이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 「귀족학교」로 군림하거나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과열경쟁을 벌일 경우 고교교육 전반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재정이 열악한 사립고는 물론 국·공립고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을 대폭 확대, 이들 학교 및 학생들의 자립형 사학에 대한 상대적 열등감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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