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후보 「장경우 카드」로 될듯/동교계 선거지원 수준 새 관심민주당의 경기도지사 후보문제를 둘러싼 이기택총재와 동교동계의 대립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있다.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과 이총재는 5일 김 이사장의 동교동자택에서 회동, 총재단회의에 지사후보결정을 일임키로 했다.
40분간 진행된 두사람의 단독면담에서 이총재는 장경우 의원카드를 고수했고 김 이사장은 『이종찬 고문이 승산이 높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총재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대화내용과 평소 이총재의 완강한 태도를 감안하면 대세는 완연히 장 의원쪽이다. 김 이사장은 회동에 앞서 측근인 권노갑 부총재를 불러 『이총재의 뜻을 수용하라』고 당부했다는 전문이다. 결국 김이사장은 장의원이 여전히 탐탁지 않지만 선거를 앞두고 더이상의 분란을 막기 위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지난달13일 후보경선파동후 당내분의 뇌관으로 작용해 온 경기도지사 후보문제는 일단 해결의 큰 실마리를 찾은 셈이다.
이제 관심은 양측의 이같은 봉합이 앞으로 얼마나 견고하게 지속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김 이사장이 총재의 회동결과와는 별개로 그동안 내분사태에서 나타난 양진영 사이의 정치적, 감정적 이반현상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박지원 대변인은 『두분의 회동에도 불구, 현재 분위기는 이총재의 사퇴파동이전보다 훨씬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의 총재직 사퇴공세후 양진영간에는 돌이킬수 없을 정도로 감정의 골이 깊어져 동교동계가 현실적으로 장의원에 대한 계파적 지원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김 이사장은 이날 장의원의 후보확정이후에 관한 명시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이고문카드에 대한 아쉬움을 반복해 피력했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회동에서 장 의원 지지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줄 것을 김 이사장에게 요청했으나 김 이사장은 막상 기자들과 만나 이 대목을 거론하지 않았다. 김이사장과 동교동계의 이런 기류는 향후 장의원의 선거운동과정에서 또다른 불협화를 만들어내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재측은 『동교동계도 단번에 입장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자위하며 「후속조치」를 기대하고 있으나 내심 불만스런 모습이다. 일각에는 『동교동계가 아직도 장의원을 도중하차시키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을 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경계의 시선도 없지않다. 실제로 장의원은 『범계파적 지원이 없으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며 이총재에게 동교동계의 지지를 이끌어내줄 것을 요청해 왔다. 때문에 동교동계가 계속 미온적인 자세를 보일 경우 「선거이후」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장의원으로서는 막판 U턴을 해야할 처지에 몰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이러한 상황속에 이총재의 마지막 무기는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선거의 연계전략이다. 요컨대 『동교동계가 경기선거에 협조하지 않으면 서울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압박카드이다. 이렇게 보면 향후 후보확정과 선거전과정에서도 역시 적지않은 계파간 마찰이 생길 것으로 봐야할 것같다.<유성식 기자>유성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