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여당 “미인정 환자까지 일괄구제” 밝혀/56년 공식보고된 수은중독 원인/대표적 공해병으로 8만여명 고통일본의 공해병을 상징하는 미나마타병 피해자를 일괄구제하기 위한 협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39년간의 기나긴 논쟁의 매듭을 기대하는 국민적인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연립여당은 최근 환자로 인정받지 못한 피해자를 일괄 구제한다는 방침을 굳히고 환경청과 자치단체에 피해자에 대한 사과등 필요한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 그동안 10여개로 난립, 사뭇 강도가 다른 주장을 펴온 피해자단체도 집권여당의 이같은 방침을 환영하면서 적극적인 타협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립여당은 지난달 『중앙 및 지방정부와 피해자간의 화해를 포함해 대화에 의해 조기에 전면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기본방침에 합의했다. 또 「국가배상법에 따른 책임론과는 별도로 정부와 해당 현은 유감의 뜻을 표하는 등 책임있는 태도를 표명한다」 「구제의 범위를 최대한으로 넓혀 미확인 환자에도 정부나 현이 의료비를 지급한다」 「문제해결을 위한 일시금지급은 원인기업의 책임으로 하되 확실하게 이행되도록 정부와 현은 적절한 대책을 강구한다」는 구체적 방법에도 합의했다.
카드뮴중독증인 「이타이 이타이병」과 함께 고도성장의 산물인 공해병의 상징으로서 일본은 물론 세계에 경종을 울린 미나마타병을 둘러싼 논쟁의 뿌리는 깊다.
구마모토(웅본) 현 미나마타시에 인근의 풍부한 석회석을 원료로 질소와 유안비료를 생산하는 「일본질소(현재는 칫소)」공장이 들어선 것은 지난 32년이었다. 「일본질소」는 아무런 처리를 거치지 않은 폐수를 대량으로 미나마타천으로 흘려 보냈다.
53년에 들어 5세의 여아가 발병했고 이듬해 49세의 남자가 신경장애증상으로 사망했다. 또 미나마타시의 고양이들이 잇달아 발광증세를 보이면서 죽어가 도시전체의 인심이 흉흉해졌다. 56년들어 다시 4명의 환자가 발생, 처음으로 「미나마타병」으로 공식보고됐고 61년에는 태아감염이 공식확인됐다.
구마모토대학 연구팀은 정체불명의 이병이 일본질소의 배수와 관련된 유기수은중독에 의한 것임을 일찌감치 지적했다. 유기수은이 함유된 폐수가 미나마타천을 거쳐 야쓰시로(팔대)해 전체를 오염시켰고 어패류의 체내에 농축된 유기수은이 인체에 들어와 축적된 과정도 해명됐다. 그러나 당국은 69년에 들어서야 이를 공식인정하고 피해자심사에 나섰다.
그사이 63년에는 니가타현의 아가노가와(아하야천)유역에서 미나마타병 환자들이 다시 발생했다. 소화전공의 메틸수은 폐수가 원인이었다.
피해자들은 다양한 단체를 조직, 일본질소와 소화전공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미필적고의에 의한 살인과 상해죄」를 적용한 형사소송도 제기했다. 피해주민들이 승소한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당국의 피해자심사에서 미나마타병 환자로 인정받지 못한 미인정자들이 끊임없이 인정획득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피해 환자수가 8만여명으로 추산되는데 비해 인정환자수는 1천5백여명에 불과하다.
또 인정·미인정자 모두가 정부와 현당국의 행정책임을 물어 78년부터 모두 6건의 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다. 1심결과는 당국의 책임을 인정한 것과 「관련법 제정이전의 사실이므로 법적인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정확히 3대3이었다. 법원은 또 자체중재안을 내놓고 당국과 피해자들 사이의 타협을 권고하기도 했다.
연립여당의 이번 방침은 최종적인 재판의 결과가 나오려면 아직도 시일이 요원한 데다 원고들의 평균연령이 70세를 넘어서 인도적인 견지에서 「생전타결」을 정치적으로 모색하고 나선 것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피해자단체들의 이견조정, 일시금의 액수와 성격규정, 기업의 부담능력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가짜 환자」 주장까지 펴면서 피해자들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묵살해 온 당국이 여당의 압력으로 자세를 누그러 뜨리고 있는데다 피해자단체의 호응도 적극적이어서 조기타결에의 기대를 품게 하고 있다.<도쿄=황영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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