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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나진·선봉항/러­자루비노항/두만강개발 「운송망 선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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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나진·선봉항/러­자루비노항/두만강개발 「운송망 선점」 경쟁

입력
1995.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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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중 화물수송 기간단축 최대관건/중훈춘까지 육로교통연결 앞다퉈 “구슬땀”북한이 자유경제무역지대로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나진·선봉이 러시아의 나홋카·자루비노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베이징(북경)에서 개최된 제5차 두만강지역개발사업(TRADP)계획관리위원회(PMC) 5차회의에서 북한측은 중국 러시아등 접경3국이 사업결정권을 독점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고 한국 몽골등 모두 5개국이 참가하는 사업협의위원회 설립협정에 가서명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91년 두만강개발계획을 공식화하면서 2010년까지 3백40억달러의 개발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추산을 내놓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업개요나 재원조달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구상차원에 머물고 있던 두만강개발계획은 이 협정의 가서명으로 비로소 사업계획을 짜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계획이 착수되면 북한 중국 러시아가 서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 중국의 훈춘특구, 러시아의 나홋카개발계획은 서로 중복이 많아 개발에 뒤처지면 지리적 이점을 상실하게 된다.

우선적인 경쟁은 교통의 요지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모아져 있다. 두만강하구와 중국동북3성을 잇는 운송망이 완성되면 일본과의 거리가 50%이상 단축된다. 여기서 다시 시베리아철도를 연결하면 한반도 또는 일본열도에서 유럽에 가는 최단거리가 확보된다. 우리의 경우 부산에서 동북3성에 이르는 화물수송시간이 40∼45일에서 7일로 단축된다.

이같은 항로의 창구로서 북한의 나진·선봉항과 러시아의 자루비노항은 조건이 비슷하다. 중국측은 양국을 부추겨 인프라(사회간접자본) 건설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어느 항구에서 중국 훈춘 환적장까지 육로를 연결하느냐가 승패를 가늠한다. 컨테이너항구인 자루비노에서 훈춘까지 가는 러시아형 광궤철도는 올해10월말께 완공된다. 북한은 이보다 먼저 청진―회령간 고속화도로나 나진­훈춘간 철도 연결사업을 완공해야 태평양에서 중국으로 가는 물동량을 선점할 수 있다.

일반적인 평가는 개발의지는 북한이 가장 높으나 외자유치 실적면에서는 가장 취약하고, 중국은 2국간협력을 통한 외자유치에 가장 앞서 있으며 러시아는 양면에서 중국과 북한의 중간수준이라는 것이다.

당분간 나진·선봉지역에 대한 서방 또는 우리측 기업의 투자가 급증할 전망이 보이지 않아 북한은 어려운 경합을 해야만 할것 같다.

고려대 김익수 교수는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국제통화기금(IMF) 가입을 돕는등 북한의 자본 유치노력을 측면지원하면서 남북간 투자 보장장치 마련등 대화를 유도해나가는 것이 남북관계와 두만강개발계획을 효과적으로 조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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