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개방화조짐 고무/핵해결 지렛대 기회로/경수로 문제도 워싱턴선 낙관북한과 미국이 경수로 협상의 진전여부와는 관계없이 한동안 중단했던 비공식 교류를 재개, 눈길을 끌고 있다.
미민주당의 빌 리처드슨 하원의원(47·뉴 멕시코주)이 3일 평양에 도착하며 「조선국제무역촉진위원회」의 오태봉 서기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무역대표단이 내주초 워싱턴을 방문하는등 지난 2월 이후 뜸하던 양국간의 비공식 교류가 활발히 추진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월 「국제체육문화축전」을 전후해 미의원들의 방북 신청을 거부했던 자세를 바꿔 리처드슨 의원에게 3일부터 나흘간 평양방문을 허가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방북중 뜻하지않게 미군 헬기 불시착사건의 해결사 노릇을 해낸 6선 의원으로 빌 클린턴 미대통령과 친분이 두텁다.
리처드슨의 방북은 최근 톰 존슨 CNN사장이 5일동안 평양을 방문하고 귀국한 데 뒤이은 것이다.
존슨 CNN사장은 당초 북한의 실권자 김정일과의 인터뷰를 시도할 예정이었으나 무산됐다고 워싱턴의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는 또 북한 중앙방송 간부등 고위 관리들과 만나 평양에 CNN지국을 단독으로 설치하는 방안도 협의했으나 북한이 엄청난 대가를 요구해 일단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워싱턴의 한 CNN 관계자는 『존슨 사장의 방북목적은 협상이 아니었다』면서 『북한은 CNN의 북한 취재를 정기적으로 허용키로 톰슨 사장에게 약속했다』고 밝혔다.
뉴욕을 경유해 내주초 워싱턴에 도착할 5명의 북한 무역대표단은 워싱턴 체류중 미관리들과 만나 북한 광물자원의 공동개발등 다방면에 걸쳐 합작사업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간의 이같은 교류재개는 경수로 협상의 어려움과는 대조를 이루면서 걸음마 상태인 양국관계의 양면성을 보여주고 있다.
클린턴 미행정부는 북한이 핵개발 계획에 대한 동결을 유지하는 한 정치·경제분야에서의 관계개선등 북·미제네바 합의에 명시된 의무사항을 착실히 이행한다는 방침에 따라 대북교류를 조심스럽게 추진중이다.
미행정부는 특히 북한이 서방의 자본과 기술유치를 위해 대미접근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이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지렛대로 삼고 있다.
북한문제를 담당하는 미행정부 관리들은 경수로문제에 대체로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로버트 갈루치 북핵대사가 지난달 31일 뉴욕 외교정책협회 연설에서 『북한이 우리 제안을 수용할 것이며 이는 시간문제』라고 논평한 사실이 단적인 예다. 미관리들은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 이외는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점차 깨달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정보소식통들에 의하면 북한측의 입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누그러져 가고 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경수로 지원문제를)책임지고 조용한 가운데 사업을 추진한다면 한국의 중심역할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북한측의 최근 입장』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도 미관리들은 북한측이 최근 일본에 공개적으로 식량제공을 요청한 데서 엿볼수 있듯이 제한적이나마 개방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는 데 고무돼 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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