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항로와 정반대 동북쪽으로 향해/해군 다른배 착각 경위 등 곳곳 의문점피랍된 86우성호는 왜 자신의 예정 항로와 정반대 방향으로 항해, 결국 북한에 나포됐을까.
지금까지 밝혀진 86 우성호의 피랍 경위를 정리해보면 우성호는 지난달 29일 하오 2시께 중국 산둥(산동)반도 룽청(영성)외항 5∼6마일 해상에서 인천항을 향해 출발했으며 이 사실을 룽청항에 억류돼 있는 85 우성호가 이날 하오3시10분께 인천어업무선국에 통보했다. 어업무선국은 86호의 출항 사실을 해군과 해경에 통보했고 하오3시15분께 우성호는 해군·해경경비정, 어업무선국등과 첫 교신했다.
우성호는 11시간만인 30일 상오2시30분께 해군 경비정과 다시 교신을 시작, 해군의 항로유도를 받기 시작했다. 해군측은 이때 우성호의 예정 항로위에 있던 한국선적 상선 4천톤급 챌린저호를 우성호로 착각, 레이더로는 챌린저호를 보면서 우성호와 교신, 항로를 계속 유도했다. 해군은 상오 5시께야 뒤늦게 이 사실을 깨달았으며 우성호는 이날 낮12시50분께 북한 장산곶 서방 13마일 해상에서 북한에 피랍됐다. 여기서 우선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은 우성호의 정확한 실제항로이다. 우성호의 정상항로는 룽청항을 떠나 동남쪽 방향으로 60여마일을 운항하다 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인천 옹진군 덕적도 근해를 거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선지 정반대인 북동쪽 항로를 잡았다.
어업무선국은 출발 당시 교신을 통해 룽청항 부근의 위치를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우성호에는 5급항해사가 있어 이 정도의 항로이탈은 상식적으로 납득할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해군측은 우성호가 30일 상오 이미 출항지점에서 북쪽으로 멀리 떨어진 중국 하이양도 부근을 항해중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해군은 우성호가 나침반에만 의존해 항해를 하다 보니 항로를 잘못 잡았다고 발표했으나 중국의 나포를 피하기 위해 도망을 가다 위치 판단을 잘못 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당국의 한관계자는 『우성호가 외항에 기다린 것이 아니라 중국 어로통제선을 피해 근해를 항해하다 이미 상당히 북방으로 갔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나침반의 고장등으로 인해 짐작으로 룽청 부근에 있는 것으로 보고를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해군이 3시간여나 교신을 하면서 상대가 우성호가 아니 엉뚱한 상선임을 알지 못했다는 것도 역시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손태규·황양준 기자>손태규·황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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