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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 획기적전환점 기대/이성호(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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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 획기적전환점 기대/이성호(특별기고)

입력
1995.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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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표된 문민정부의 신교육체제수립을 위한 교육개혁방안은 해방이후 반세기간의 지리멸렬하였던 한국교육을 새롭게 창조하는 일대 획기적인 교육개혁방안으로 보인다.전체적으로 볼 때 이번에 발표된 교육개혁방안은 교육개혁의 큰 흐름을 시대변화와 미래전망에 근거하여 체계적으로 잘 잡았고 교육개혁의 내용이 체계적이고 포괄적이었으며 또한 추상적인 개혁구호보다는 그래도 실질적인 정책들을 많이 구상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특히 이번의 교육개혁방안은 다섯가지 점에서 한국교육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만큼 참신성과 변혁의 의지를 담고있다. 첫째, 학습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의지이다. 열린 평생학습사회 건설을 위하여 그동안 교육에서 불이익을 받았던 대상들에게 교육기회를 확대하는 정책들이 개발되었다. 둘째, 다양성의 추구이다. 초·중등교육으로부터 고등교육에 이르기까지 교육에 대한 접근기회는 물론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에서 다양성과 특성화를 추구하는 구체적인 정책방안들이 제시되었다.

셋째, 교육의 세계화의지가 다면적으로 끌어 올리는 것만이 아니라, 교육의 추세나 길러내는 인간상등 모든 면에서 세계의 흐름에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게 반영되었다. 넷째, 교육이 하나의 전문분야라는 점에서 그 어느 다른 전문분야에서와 같이 자율을 생명선으로 여기고 있는바 그러한 자율을 최대한 신장시켜보려는 개혁의지가 서려있음도 또한 높이 평가하고 싶다. 끝으로 다섯째, 현재 한국교육에서 죽어가고 있는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한 인간성 함양을 위한 여러가지 제도적 정책들을 개발하였음도 이번 교육개혁 방안의 매우 두드러진 특성의 하나이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1980년대 이후 정부에서는 교육개혁을 통치구호로 삼아 갖가지 방안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대체로 발상이 제한적이었고 또 그외의 여러가지 제도적, 인습적 요인들이 개혁안의 발상 그 자체를 억제하였기에 개혁이 문서상의 작업만으로 끝났다. 그러나 이번의 교육개혁 방안은 발상 그 자체가 탈인습적이었고 매우 확산적이었다는데서 앞으로의 교육개혁을 밝게 전망할 수 있을 듯싶다.

그럼에도 이번의 교육개혁방안은 몇가지 점에서 앞으로 좀 더 다듬어야하고 또 재검토해야할 성질의 정책도 담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럽다. 이를테면 이번의 교육개혁방안은 그 기본철학에서부터 지극히 경제적인 시각이 너무 깊게 깔린 것 아니냐하는 점이다. 교육은 경제와는 근본적으로 성질을 달리한다. 경제적인 효율과 평등이 곧 그대로 교육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믿고 이번의 교육개혁방안을 만들었고 또 그것을 계속 추진한다면 그것은 앞으로 더욱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자율과 책임을 추구하면서도 그반대로 그것을 억제하는 정책이 섞여 있음은 앞으로 추진과정에서 면밀히 재검토되어야 한다. 대학입학제도와 같은 경우에는 좀더 과감한 개혁안을 만들어내지 못하여 결국 다소 과도기적인 성격의 개혁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교육의 전문성을 보장하려고 하면서 학교운영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한 것은 자칫 교육이라는 전문성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짙다. 인성을 함양하겠다고 하면서 5세아동의 조기 국민학교 입학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것은 자칫 조기 유아과외 열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차라리 누구든 5세에 입학하도록 국민학교 입학연령을 1년 낮추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어야 옳다.

끝으로 교육개혁위원회는 교육부의 자문기구가 아닌 것으로 안다. 범부처적으로 대통령에게 직접 자문하는 위원회다. 그렇다면 이번의 교육개혁안도 범부처적인 개혁방안이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너무 시간에 쫓겨서 그랬는지, 범부처적으로 또는 교육계 안팎에서 모두가 함께 추진하여야할 교육개혁방안은 드물고 그저 교육부나 교육계 안에서 해야할 정책들만을 입안하였음에도 다소 실망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번에 발표된 교육개혁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연세대 교수·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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