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 보일러」 2년만에 신화창조/올 매출목표 400억원… 93년비 26배규모/성·시순회 세미나·전시회 등 홍보 주효톈진(천진)시 동려구 신립진에 있는 「천진기기인과로유한공사 (천진기기인과로유한공사)」 사무실에서 만난 성증석(56)사장은 마치 중국시장 신봉자같았다.『중국투자 결심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게 그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주식회사 로보트보일러의 대표이사인 성사장의 이같은 중국시장 예찬은 그가 보일러업계 최초로 중국에 진출, 설립한 현지법인인 이 회사가 성공적으로 기반을 다지고 있기때문일 것이다.
성사장이 밝힌 이 회사의 올해 매출목표는 4억위안(원)(한화 4백억원상당). 이목표치가 달성된다면 5천만위안을 기록한 지난해에 비해 8배, 공장준공 첫해인 93년(매출액 1천5백만위안)보다는 무려 26배이상 성장하는 셈이다. 물론 단지 목표일뿐이지만 올해를 본격적인 회사 확장기로 삼은 성사장의 의욕을 읽을 수 있다. 성사장은 『준비기였던 지난해 이미 손익분기점은 넘어섰고 93년말 40여개에 불과했던 대리점도 지난해 1백20여개가 됐고 금년 5월까지는 2백여개로 늘릴 계획이기 때문에 금년도 목표치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천진기기인과로유한공사」는 가정용 기름·가스보일러업체인 로보트보일러가 지난 93년 2월 2백만달러를 단독투자, 설립한 회사이다. 그해 6월 대지 3만평 건평 5천평규모의 공장을 준공하고 가스와 기름보일러를 생산해 판매를 시작했다. 공장가동 첫해에는 가스와 기름 보일러를 합해 6천대정도 생산했지만 지난해에는 기름보일러 2만5천5백대, 가스보일러 4천대, 온풍기 2천대 등 모두 3만1천여대를 생산, 판매할 만큼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초기에는 가정용 보일러시장을 겨냥, 용량 5만㎾/h 이하의 소형 보일러생산에 치중했지만 지난해부터 7만㎾/h 이상의 중형보일러를 중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중국이 아직은 일반 가정에서 보일러를 사용할 정도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대부분 기업 관청 음식점등에 공급하고 있기때문이다. 지난해부터는 중국에서 수요가 높은 온풍기 열수기등도 생산, 판매하고 있다. 단독투자로 상황변화에 발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중소기업 특유의 장점을 살린 것이다.
현재 종업원은 설립초기 55명에서 두배이상 늘어난 1백30여명. 중국에 진출한 동종의 군소업체 10여개 회사 대부분이 조립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천진기기인과로유한공사」는 전자펌프 노즐 점화트랜스 등의 정밀부품을 제외한 나머지 95%를 자체 기술로 생산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로보트보일러의 중국진출도 쉽지만은 않았다. 90년대초만해도 대부분 석탄보일러를 쓰는 중국시장에 대한 불확실성과 여타업종의 실패사례가 알려지면서 보일러업계의 중국진출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법인을 설립한 뒤 6개월여 TV광고를 했지만 석탄보일러에 익숙한 중국인들에게 기름·가스보일러는 생경하기만 했고 생각만큼 인지도가 높아지지 않았다. 초기에 발생한 대리점 미수금이 아직도 회사의 발목을 잡고 있을 정도다.
로보트보일러는 이에 따라 홍보전략을 TV광고에서 세미나와 전시회 위주로 바꾸면서 이러한 어려움을 서서히 해결해 나갔다. 주요 성과 시를 돌면서 보일러관계자및 정부인사들을 초청, 세미나를 열거나 상품전시회를 6개월동안 계속 열자 상품인지도가 높아지기 시작, 대리점계약수와 매출액 성장속도가 눈에 띄게 늘어 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대리점에 대한 교육도 수반됐다. 회사는 올해도 전시회 25회와 세미나 30회를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환경오염때문에 석탄·연탄위주의 난방방식이 서서히 기름·가스로 대체돼 가는 중국내 사정은 뜻하지 않은 원군이었다. 포화상태의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중국진출을 결정했던 성사장은 『5년정도 지나면 일반가정도 기름·가스보일러를 사용하기 시작, 15년후면 기름·가스보일러의 사용이 보편화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성사장은 중국진출을 원하는 중소기업에게는 『단독투자를 권하고 싶고 만일 합작투자를 할 경우에는 계약서나 정관등을 정밀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의외로 너무나 당연한 것같은 사안들을 제대로 다루지 않아 문을 닫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고 충고했다.
◎천진의 「한국전용공단」/“장기적 안목서 최고 명당”/34만평 부지에 250억 투입/80% 공사진척… 올말 준공
톈진(천진)경제기술개발구내 황해로와 남해로를 끼고 있는 34만6천여평의 땅은 한국의 대중진출 열기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다. 이곳에는 건물 몇채와 공장을 짓기 위한 골조가 몇군데 서 있을 뿐 아직은 황량한 모습이지만 중국 최초의 한국공업단지가 건설되고 있다.
한국토지개발공사는 지난 91년 중국진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우리나라 일부 업종의 중국진출 기반을 마련해 주기 위해 공단을 조성키로 결정했다. 특히 토개공은 정보력과 조직력이 뒤지는 중소기업이 단독진출시 부딪칠 수밖에 없는 입지선정, 경영여건 조성등의 어려움과 투자위험을 해소해 주기 위해 전용공단의 설치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또 톈진이 교통의 중심지이며 앞으로 동북아경제권의 중심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점도 공단선정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토개공은 92년 중국과 토지사용권(50년) 계약을 하고 93년 8월 착공해 중국속의 한국전용공단건설이 시작된 것이다.
용지비 1백49억원과 개발비 1백2억원등 모두 2백50여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이 공단의 준공시기는 올해 말. 총면적 가운데 공장용지 29만4천평(전체면적의 85%), 관리사무소 금융기관등이 들어갈 지원시설 용지 2만9천평(8%), 공원 도로등 공공시설용지 2만3천평(7%)의 비율로 조성되는데 현재 약 80%의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전기·전자업체와 화학섬유업체가 각각 8개, 조립금속 4개등 24개업체가 전체 공장용지의 약 42%인 12만2천5백27평을 분양받은 상태다. 분양가격은 공장용지의 경우 조성원가인 평당 8만1천8백10원, 주택건설용·근린상업·업무시설용지 등 지원시설 용지는 용도에 따라 평당 24만9천2백7원에서 39만9천4백5원. 토개공측은 한국내 공단분양가의 10분의1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분양현황은 기대에 못미치는 수치이다. 토개공은 착공당시 조사때는 입주 희망업체가 쇄도, 6개월에서 1년이면 분양이 끝날 것으로 예상했었다.
토개공 중국직할사업단 이영(52)단장은 『톈진시 중심에서 1시간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중국 노동자들의 출퇴근문제에 대한 우려 등이 작용한 것같다』면서 『예상보다는 못하지만 부진한 것은 아니다. 톈진경제기술개발구가 매년 2배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는등 장기적으로 볼 때 이곳만큼 입지여건이 좋은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텐진=김삼우 기자>텐진=김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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