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후보=당선」 기존등식에 미묘한 기류문정수/YS직계·실세시장론 부각/개성무기 인물대결로 승부노무현부산은 이번 시도지사 선거에서 가장 뜻밖의 변수지역으로 부각된 곳이다. 14대 대선때의 김영삼후보 지지율 73%에서 보듯 현정권의 절대적 텃밭으로 공인돼왔던 이 지역의 정치정서가 묘하게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여당공천=당선」이라는 등식에 적신호가 켜졌으며 각종 여론조사 결과나 시민의 태도에서 이같은 기류가 뚜렷이 감지된다는 것이다.
당초 승산없는 게임이라며 출마에 부정적이던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것도 따지고 보면 여당의 아성에 뚫린 구멍을 보았기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일찌감치 민자당주자로 낙점된 문정수 후보측이 『지역발전에 대한 불만등으로 비록 섭섭함은 있겠지만 부산시민이 어떻게 현정권에 등을 돌리겠느냐』고 말하면서도 의외로 냉랭한 분위기에 고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이달 초순까지만 해도 여론기관과 여야 각당이 실시한 조사에서 예상과 달리 노후보가 문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왔지만 여당관계자들은 조사결과가 마냥 「거품」이라고는 말하지 못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지역여론은 『현정권이 추진해온 일련의 개혁방향에 대한 공감대보다 상실감이 앞서고 이른바 3난으로 불리는 교통난 용지난 재정난의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는등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데 따른 반감의 표출』로 일단 해석하고 있다. 또 5공청문회에서 활약한 노후보에 비해 문후보의 개인적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무경선공천이라는 점등도 부산의 정치정서를 바꾼 계기였다는게 현지의 지적이다.
물론 문후보가 지난 15일 후보로 공식선출된 이후 여권조직의 움직임에 따라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고 최근 2002년 아시안게임의 유치이후 문후보 우세로 분위기가 반전됐다는게 민자당의 분석이다. 어쨌든 다크호스로 여겨지던 안상영 전시장이 최근 무소속출마의사를 거둔 현재까지의 판세는 문후보와 노후보의 팽팽한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무소속출마를 선언한 지역재력가 김기호씨의 득표력은 아직 검증되지 못하고 있다.
문후보는 집권당사무총장을 지낸 정통 상도동사단출신임을 강조하면서 「힘있는 시장감」임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도시기반시설 확충재원마련을 위해선 여권유력인사가 당선돼야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한편 행정경험부재라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학교수등 30여명으로 구성된 정책개발팀을 가동하고 있다. 또 아직 50%에 이르는 부동층을 겨냥, 당조직은 물론 경남중고및 민주산악회 인맥을 총동원할 계획이며 20∼30대 유권자를 의식한 비장의 카드도 마련중이라는 후문이다.
노후보는 당조직의 절대불리에도 불구, 20∼30대의 폭넓은 지지와 강한 개성을 앞세워 부산의 독특한 정치정서를 흡인하면 대이변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또 이 지역의 반민자기류가 곧 친민주기류는 아닌 까닭에 각종 정책토론과 시민단체의 지원을 적극 활용하며 선거를 정당대결이 아닌 인물과 정책대결로 몰아간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현재의 상승국면을 계속 유지하며 젊은층 유권자의 기권방지대책에 각별한 신경을 쏟는등 여론지지도를 투표장의 표로 연결시키는 다단계전략을 강구하고 있다.<이유식 기자>이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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