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남짓 계속되던 서울 시내의 자가용승용차 10부제운행이 어젯밤 10시를 기해 끝났다. 공휴일과 매월 31일을 제외하고 총 87일간 실시된 10부제운영기간에 자가용소유 시민의 98.7%가 적극 참여함으로써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이 제도를 통해 거둔 긍정적인 효과는 적지 않았다. 우선 소통원활로 절약한 시간이 7천8백74만시간에 달했다. 금전적으로 3천6백82억여원을 저축한 셈이 됐다. 휘발유소비량도 4억6천64만ℓ 감소됐다. 이로 인해 1천9백56억원을 아끼게 되는 등 총5천6백38억원을 절약하는 효과를 거뒀다는게 서울시의 평가다.
그동안 차량소통도 한결 수월했다. 차량통행량이 6.95% 줄어듦으로써 도심 4대간선도로의 주행속도는 평균 6.06 빨라져 22.4로 달릴 수 있었다. 외곽간선도로에서도 3가 빨라져 33.01로 소통이 나아졌었다.
한편 실시기간에 이를 위반한 사례도 16만4천5백94건이나 돼 서울시는 범칙금으로 82억2천9백만원을 거둬들이기도 했다.
이 제도가 이처럼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면 그것을 지속적으로 시행해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서울시는 시민들과 약속한 5월말까지만의 시행을 지키기로 정했기 때문에 일단 중지했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시민들과 약속한 것을 지킨다는데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그러나 10부제 폐지이후 심각해질 교통대란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데 문제가 있다.
서울시는 버스전용차선제 확대로 대중교통수단의 신속한 운행을 도모하고 노상주차장 폐쇄확대로 간선도로 소통을 극대화하며 이면도로 기능을 회복시켜 소통을 돕게 한다지만, 그것만으로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데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어떤 방안이 있겠는가. 10부제시행을 통해 얻어진 긍정적인 효과를 계속 거두자면 시민들과 각기업체들이 자발적으로 10부제를 하는 방안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성숙한 시민정신은 누가 시킨다거나 감독하고 감시한다 해서 지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시민과 기업체들이 스스로 방안을 마련해 운영해 볼 만하다.
이러한 시민의 자율적인 10부제운행은 범칙금을 물 필요도 없을 것이며 시민들이 한달에 3번씩만 자가용승용차 운행을 자제하면 모두가 보다 빠르고 편리한 교통문화를 앞당겨 정착시키게 될 것이다. 교통체증을 해소하는 방안에 시민 스스로 참여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성숙된 시민정신의 발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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