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는 특수암호로… 서비스사서 모든 청구 체크/미 등 5∼6사 시험운영… 자금도피·위조방지 “숙제”전세계 1억4천만명이 사용하는 세계최대의 컴퓨터통신망인 인터넷에 가상상점(CYBER MALL)이 들어서면서 물품대금의 신속한 결제수단으로 「전자화폐」가 떠오르고 있다.
전자화폐는 구매자 판매회사 은행 전자화폐서비스회사 등 4자가 일종의 암호화한 컴퓨터파일에 인위적으로 화폐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이용자는 이를 자신의 PC에 저장해 놓고 필요할 경우 실제화폐처럼 세계 어느곳으로나 전송할 수 있다. 즉 은행에 계좌를 갖고 있는 사람이 전자화폐서비스업체로부터 원하는 만큼의 실제화폐를 전자화폐로 교환해 이를 물건값으로 지불하는 것이다.
인터넷의 홈쇼핑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신용카드결제의 경우 구매자는 판매회사가 과연 상품을 제대로 보내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고 반대로 회사측은 구매자가 지불의사를 갖고 있는가를 확인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전자화폐는 공중전화용 선불카드처럼 잔고한도내에서 가상으로 화폐를 유통하기 때문에 서로 믿을 수 있다.
전자화폐를 사용하려는 기업이나 개인은 인터넷으로 전자화폐서비스업체에 가입신청을 한 후 전자화폐운영소프트웨어를 전송받기만 하면 된다. 이 소프트웨어는 전자화폐의 이동상황을 자동으로 감지해 구매자의 인터넷주소에서 가상상점 주소로 대금을 자동이체해준다. 구매자가 가상상점에서 물품을 구입하면 비용청구 메시지가 자동으로 자신의 PC에 수신돼 전자화폐의 지불을 요청하는 메시지중 「예」 「아니오」를 선택하면 된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전자화폐를 시험운영하고 있는 회사는 5∼6곳이 있다. 미 사이버캐시사(접속주소 HTTP://WWW.CYBERCASH.COM/)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전자화폐 「사이버캐시」를 1백달러씩 나눠주고 유통과정, 변조가능성 등에 대해 실험하고 있다. 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디지캐시사(HTTP://WWW.DIGICASH.COM/)는 「이캐시」라는 전자화폐를 미국 은행들과 제휴해 대규모로 서비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넷캐시」라는 전자화폐를 실험하고 있는 미 소프트웨어에이전트사(HTTP://WWW.CHARM.NET/)는 인터넷상에서 전자화폐가 유통될 경우 거래는 무료지만 은행에서 실제화폐와 교환할 땐 금액의 약 2%를 수수료로 부과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외에도 미 퍼스트버츄얼홀딩사 (HTTP://WWW.FV.COM/), 미 오픈마켓사(HTTP://WWW.OPENMARKET.COM/) 등도 비슷한 실험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전자화폐가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보안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인터넷에 엄청난 돈이 오가는 「전자자본주의」가 형성될 경우 이 돈을 노린 해커들의 소행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전자화폐서비스회사들은 이를 막기 위해 전자화폐에 슈퍼컴퓨터로도 해독할 수 없는 특수암호를 넣거나 실제화폐의 특수그림처럼 암호로 된 일련번호를 적어넣는 등 불법복제를 막을 다양한 보안기법을 구상하고 있다. 또 다른 난제는 전자화폐가 국가통제에 미치지 못하는 인테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통용되기 때문에 탈세 돈세탁 자금도피 등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국내 인터넷서비스전문업체인 아이네트기술사의 허진호 사장은 『전자화폐는 국경을 넘어 세계를 하나의 통화권으로 묶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은행등 금융권을 이용하는 것보다 빠르므로 기존통화제도에 큰 변화를 몰고올 것』이라고 말했다.<홍덕기 기자>홍덕기>
◎“컴퓨터범죄 갈수록 고도화… 기업들 보안투자 절실”/국내 첫 해커대응팀 출범 임채호 의장(인터뷰)
『컴퓨터보안은 국가나 기업의 흥망이 달린 문제입니다. 외국의 해커들이 우글거리고 있어 철저한 보안이 애국의 길인 셈이죠』
해킹사고를 예방하고 컴퓨터범죄발생시 이를 해결하는 국내 첫 해커대응단체인 컴퓨터보안대응팀(CERT―KOREA)을 최근 결성한 임채호(시스템공학연구소 선임연구원·36) 의장은 해커추방에 첨병역할을 수행할 것을 다짐했다.
대응팀은 국내 학술연구전산망의 보안사고를 접수, 이를 처리하며 해외보안사고를 분석해 해킹을 예방할 수 있는 각종자료와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응팀은 이를 위해 6월1일부터 인터넷에 웹서버(멀티미디어정보제공자)를 만들어 국내외의 보안관련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컴퓨터범죄는 89년 서독 해커들이 구소련KGB의 사주로 인터넷에서 군사정보를 빼낸 것을 비롯, 매년 수천건씩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88년에는 미국 코넬대학원생이 만든 네트워크바이러스가 감염돼 하루에 7천여대의 컴퓨터가 기능정지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외국해커가 침입했다가 발각되는 등 해커에 의한 전산망피해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입니다』
임 의장은 특히 개방형시스템이 많아지고 인터넷등 국경없는 네트워크가 구축되면서 전산망침투에 의한 산업비밀 및 프라이버시 침해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보안그룹, 통신정보기술자 등으로 구성된 3개의 전문가그룹과 국내의 대표적인 7개 전산망운영자로 구성된 지원그룹으로 대응팀이 구성됐다. 또 한국과학기술원과 포항공대의 해킹퇴치동아리인 KUS와 PLUS 회원들의 지원도 받고 있다.
『컴퓨터범죄는 갈수록 고도화하고 악랄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컴퓨터망이 세계를 하나로 묶으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피해를 줄이려면 기업들이 전체예산의 1%를 해킹방지에 투입하는 등의 지원이 필요합니다』<선연규 기자>선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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