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토큰을 사려고 판매창구에 3백50원을 밀어 넣었다. 토큰 1개와 거스름으로 10원짜리 동전 3개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뜻밖에도 토큰과 껌 1개가 나왔다. 4백원을 넣어 보았다. 이번엔 토큰, 50원짜리 동전과 껌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놀랍게도 껌이 10원짜리 동전 3개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시내버스의 현금요금은 3백50원이다. 토큰을 사면 30원이 할인된 3백20원이다. 현금승차할때 5백원짜리 동전을 내도 거스름돈은 생각도 말아야 한다. 시민단체가 고발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이런 부당함을 당하지 않으려 토큰을 사려다 속절없이 껌을 씹게 된 것이다. 거스름돈을 왜 껌으로 주냐고 물으니 별것을 다 묻는다는 듯이 대답도 않는다. ◆10원짜리 동전이 얼마나 부족하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나 싶어 한국은행에 전화를 해보았다. 4월말 현재 발행된 10원짜리 동전은 국민 1인당 80개꼴인 34억2천7백30만개다. 92년엔 4천만개 93년엔 3천5백만개 94년엔 7천4백만개를 추가발행한데 이어 올해엔 지난 4월말까지 이미 9천7백만개를 더 내놓았다는 것이다. ◆제작원가가 액면가의 배가 넘는 25원인 10원짜리 동전은 아무리 발행해도 돼지저금통등에 사장되기 때문에 항상 부족하다는 푸념이다. 물가상승으로 10원짜리 동전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 것도 부족을 부채질하는 원인이 됐다지만 이래저래 손해를 보는 것은 시민들 뿐이다. ◆동전부족에다 버스요금 이원체제가 존속하는 한 시민들의 억울함은 그대로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씹으며 울분을 달래라고 껌을 주는지는 모르지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