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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타의 「식당장사」/김성호 사회1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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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타의 「식당장사」/김성호 사회1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5.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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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미국 식당체인 「플래닛 할리우드」가 22일 밤 연 야외홍보행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쾌한 뒷맛을 남겨 놓았다.이날 얼굴을 내민 브루스 윌리스, 신디 크로퍼드, 돈 존슨, 장 클로드 반담등은 한국에도 많은 팬을 갖고 있는 세계적 스타들이다. 그렇더라도 이날 행사는 이들이 자신들의 「식당장사」를 위해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들은 주인공이었다. 팬을 위한 공연과 사인회도 취소했다.

이들은 불과 10여분동안 얼굴을 내민뒤 식당이름이 새겨진 모자 20여개를 선심쓰듯 집어 던졌다. 어른 아이 할것없이 서로 모자를 줍느라 쟁탈전이 벌어졌다. 그리고 나서 1천여명의 「고객」들을 좁은 공터와 길바닥에 남겨놓고 「그들만의 행사」를 위해 식당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그동안 헬멧, 가죽점퍼에다 수염을 기른 미국 폭주족들이 오토바이의 굉음을 울리며 비좁은 퇴근길 도로를 제멋대로 휘젓고 다녔다. 시경과 강남서에서 동원된 교통경찰들은 이들의 질주를 그저 바라만 보았다.

시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은 또 있었다. 이날의 들러리는 철없는 청소년들만이 아니었다. 이수만 이재룡 이승연 김혜리 장동건 황혜영 우희진 박철 「룰라」 「팝콘」등 국내연예인들도 미국식당선전에 한몫을 했다.

나름대로 인기있다는 이들이 무대 한켠에 몰려서서 미국배우들에게 그저 헤픈 웃음이나 던지고 있는 모습은 차마 보기 민망한 것이었다.

사회를 맡은 박진영이나 재키림이라는 「해외파」 연예인은 관객들을 위해 통역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한 미국배우가 『한국의 안마가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비아냥거렸을 때도 그저 마주 웃어주었다.

미군들의 잇따른 시민폭행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분노를 삭이고 있던 저녁에 벌어졌던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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