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진수씨를 보면 연기자이기에 앞서 고박정희 전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이진수(58)씨가 그런 이미지를 훌훌 털고 딸 은영(22)양과 함께 연극무대에 선다. 부녀는 28일∼6월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는 「이비야」에서 조선시대의 촌부와 현대의 X세대 여대생으로 출연한다.성신여대 조소과 2학년인 은영양은 『무대에서 끼를 발휘해 보고 싶은 욕구를 이기지 못해 아버지에게 간청했다』고 말한다. 이진수씨는 딸의 연기에 대해 『무대 위에서 걷는 동작을 보면 신인티를 못 감춘다』고 혹평하지만 은영양은 이미 다섯살 때 데뷔한 배우이다. 그는 77년 아버지가 번역·연출하고 드라마센터에서 공연한 「천일의 앤」에서 앤의 딸 엘리자베스공주로 출연했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키는대로 했죠. 이번엔 제가 함부로 침범하지 못할 영역에 들어섰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아버지와 함께 하는 무대가 편안해요』라는 은영양은 『예술은 표현이 자유분방한 것같이 보이지만 철저히 계산된 법칙이 깔려 있다는 점에서 서로 통한다』며 자신의 전공인 미술과 연극의 공통점을 말한다. 「이비야」(김정택 연출)는 정유재란 당시 왜군에 살해된 조선인의 코무덤을 일본에서 봉환해 오는 배를 배경으로 민족의 고난사를 재현한 작품이다. 743―8804 <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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