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가정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공보처가 「가정의 달」을 맞아 최근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성인여자의 48.3%가 이혼할 수도 있다고 하여 절대 이혼해서는 안된다는 응답자수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더욱이 연령이 젊을수록 이혼가능성에 긍정적이라는 사실은 지금까지 한번 혼인관계가 설정되면 자발적 동기로 해소되는 경우가 예외적이었던 우리사회의 실정과 정반대 되는 현상이 앞으로 보편화할 것이라는 점을 상정하게 해 준다.다른조사에 의하면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지내겠다는 젊은여성들의 수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이와같은 사회적 변화는 우리사회의 여권신장이라는 긍정적 요인을 다분히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가족중심의 사회가 개인중심의 사회로 변화할 때 생기는 많은 문제점에 대하여 미리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사회의 문제를 분석할 때 가장 먼저 지적하는 점은 이혼율이 대단히 높고, 독신가구 혹은 여성가구주의 비율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자연히 10대의 임신율이 높고, 미혼모의 발생비율이 타인종집단에 비해 높아지며, 여성가구주의 비율이 다시 높아지는 악순환 상태에 빠지게 된다.
마약, 범죄등 청소년범죄가 대체로 이와같은 결손가정 출신 아동들에 의하여 저질러지므로 가정 없는 청소년의 문제는 개인적 고통이자 사회적 고통이 되는 것이다.
미국사회의 이와같은 문제는 반드시 새로운 세대가 책임질 일이 아니며, 미국사회에서 구조적으로 형성된 현상이라는데에 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문제되는 것은 현상에 대한 책임의 소재가 아니라 미국과 같은 개인주의적 사회에서도 결손가정의 문제는 곧 사회 전체의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가족중심」의 사고방식과 행위양식에 익숙해있던 사회에서 갑자기 「개인중심」의 사회로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그전에 가족이 맡았던 기능과 역할을 대신해줄 사회적 제도의 형성이 시급해진다.
가장 먼저 전통적 가정교육을 대신해줄 수 있는 교육과 통제기능이 어떠한 형태로든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옛날 전쟁이나 질병등 불가피한 이유로 남편을 일찍 잃었던 이땅의 어머니들은 「아비없는 후레자식」이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엄격하게 자식을 대하며 남몰래 눈물을 흘려왔다. 이제 온전한 가구의 가정교육도 점점 무실화되는 판에 개인적 동기로 이혼한 가구의 가정교육은 더욱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가정의 달」에 다시 한번 종합적 가족정책의 필요성이 절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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