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자동차시장에서 한국차 인기는 상한가다. 한국차를 한대라도 더 보내달라고 아우성이다. 전체 근로자들이 밤낮으로 매달려 생산라인을 풀가동했는데도 9만6천5백대나 주문이 밀려있을 정도다. 수출실적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 4월까지 모두 34만2천4백98대의 「국산차」를 수출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9%의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다.게다가 올해는 슈퍼엔고의 호재까지 겹쳐 한국차의 중흥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확산돼 있었다. 미국 일본등에 이어 세계5대 자동차생산국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분좋은 예측이 나라 안팎에서 나왔었다.
그런데 공장이 멈춰서버렸다. 며칠째 차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신바람나게 돌아가야할 조립로봇등 첨단장치에 먼지만 쌓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파업사태로 지금까지 무려 2만3천34대의 차를 생산하지 못했다.
공권력투입이라는 극약처방이 내려지기는 했지만 당장 공장이 돌아갈것 같지는 않다. 매듭이 어떻게 지어지든 이번 파업이 몰고온 후유증은 벌써부터 심각하다. 세계5대 자동차생산국 진입이라는 야심찬 목표가 물건너간 것처럼 보인다. 현대자동차가 일본의 마쓰다를 제치고 세계12위 생산업체가 되리라던 꿈도 일단 깨져버린 느낌이다. 현대자동차 파업은 현대중공업 현대정공등 계열사의 동조파업뿐아니라 가뜩이나 난기류를 보이던 기아 대우 쌍용등 다른 자동차업체의 임금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세계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은 노사분규가 아닌가 싶다. 노사분규가 자동차 수출증가세의 발목을 잡아왔다. 첨단기술개발이나 해외시장개척노력을 기울이기보다 파업에 따른 생산중단 막기가 더 급했다. 미일자동차분쟁에서 보이듯 갈수록 높아만가는 각국의 수입장벽이나 시장개방압력과 같은 외부의 적보다 더 무서운 노사분규라는 적이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파업의 책임이 어디에 있든 이로 인한 손실은 우리 경제전체가 떠안아야할 큰 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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