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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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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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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돌팔이의사를 「바버 서전」(BARBER SURGEON)이라고 한다. 이발사를 뜻하는 「바버」와 외과의사를 가리키는 「서전」의 합성어인 바버 서전이 이같은 뜻을 갖게된데는 그만한 사연이 있다. ◆이발소에 가보면 빨강 파랑 하얀색으로 된 3색 표시등이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3색등은 단순히 이발소를 상징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발소의 역할을 가리킨다. 이발소는 머리깎는 곳이지 무슨 다른 역할이 있느냐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중세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이발소에선 독신으로 살아야 하는 성직자등의 피를 뽑아주는 의료행위를 했다. 아무리 성직자라 하더라도 인간이기에 성적충동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런 성직자들은 그때마다 이발소에 가서 피를 뽑아 이를 억제했다고 전한다. 이런 연유에서 동맥, 정맥과 붕대를 각각 뜻하는 빨강 파랑 흰색으로 된 3색의 표시등을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바버 서전이란 말에는 치과와 외과의사를 겸한 사람이란 뜻도 곁들여 있는 것으로 봐 그당시 이발소에선 이 치료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그당시 이발소는 아주 편리한 장소였음이 틀림없다. 우리도 한때 이발소는 사랑방역할을 했다. 단발령이 내려진지도 올해로 1백년이 되는 요즘 이 이발소 보기가 힘들어졌다. ◆대한이용사회에 의하면 지난해 3만여개였던 이발소가 1년동안에 4천여개나 줄었다. 미용실과 목욕탕등의 간이 이발소에 손님을 빼앗겼기 때문이란다. 이런 추세라면 의료행위를 겸했던 이발소가 전설처럼 들리듯 3색등 돌아가는 이발소란 이름조차 추억담 속에서나 남게 될지 모른다. 세상의 빠른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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