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50대주부 광주·부산시화 한묶음 헌화/시청·도청엔 조기… 유교식 추모제 첫 도입광주시내 관공서에 조기가 게양된 가운데 5·18 광주민주화운동 15주기 행사에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가 공식 참석, 크게 달라진 사회분위기를 반영했다.
○…망월동 묘역에는 아침 일찍부터 김영삼대통령과 김용태 내무부장관, 강운태 광주시장, 조규하 전남지사등이 보내온 10여개 조화가 나란히 진열됐다. 내무장관이 조화를 보낸 것은 15년만에 처음이다.
해마다 5·18 추모제단 주변에는 민주당 국회의원등 정치인들의 조화와 플래카드등이 꽉 들어차곤 했으나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조화는 물론 플래카드도 거의 보이지 않아 예년과 다른 분위기였다.
이같은 현상은 행사추진위원회가 사전에 정치색 배제방침을 밝힌데다 4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정치인들이 사전선거운동 시비를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추모식장에는 대구 가스폭발사고로 40여명의 희생자를 낸 영남중학교 어머니회 회원들이 보내온 조화가 놓여 눈길을 끌었다. 이를 본 참배객들은 『아들 죽음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의 아픔을 함께 나누자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영남중 어머니회 박춘화회장등 대표 3명은 대구참사때 광주시민들이 보내준 온정에 보답하는 의미로 17일 하오 4시께 5·18묘역을 참배했다.
한편 부산 동래구에 사는 황명자(54)씨는 지난해까지 카네이션을 희생자 묘역에 바쳤으나 올해는 부산 시화인 동백꽃과 광주시화인 철쭉에 무궁화를 섞어 만든 조화를 바쳤다.
○…이날 광주시청과 전남도청에서는 시·도기를 반기로 게양해 5월 영령들의 넋을 공식 추도했다. 행정기관들의 조기 게양은 93년 5·18행사때 시민들의 요구에 못이겨 한번 달았고 지난해부터 자발적으로 게양됐다.
○…올해 5·18 추모제는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전통 유교방식을 도입, 성균관 공병철전의의 안내로 15분동안 진행됐다. 유족회 주관으로 열린 제례가 올려지는 동안 광주시립 국악관현악단의 삼현가락이 연주돼 추모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날 5·18 묘역에 걸린 플래카드는 광주민주화운동 가해자 공소시효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사실을 의식, 기소를 촉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대학생들과 각종 5월단체들은 『5월학살 시효없다 학살자를 법정으로』등 플래카드와 대자보를 내걸고 유럽·이스라엘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기소의 당위성을 거듭 촉구했다.
○…5·18 정신계승및 진상규명 국민위원회는 5·18 15주기를 맞아 『광주학살 책임자 35명을 법정에 세워 역사적 단죄를 받게 하기 위한 범국민운동을 전개하겠다』고 공식 천명했다. 위원회는 망월동 5·18 희생자 추모식전에서 발표한 결의문을 통해 『5·18 문제의 올바른 해결없이 민주화의 정착은 불가능하다』며 『검찰 수사가 정치적 판단에 좌우되지 않도록 김영삼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광주=김종구·송두영 기자>광주=김종구·송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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