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초제 소리계승 오정숙·이일주명창 녹음작업/“필생의 작업” 사제가 혼신의 몰입/가사·장단 등 뚜렷 후대의 귀중한자료 기대동초제 판소리의 맥을 잇고 있는 오정숙 이일주 두 명창이 판소리 5마당을 음반에 담는 대작업을 시작했다. 사제간인 두 명창의 작업은 명창들이 연로화하는 상황에서 국악계 최초로 판소리 5마당을 음반에 기록하는 일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선말기의 국창 이날치(1820∼1892)선생의 4대손이자 오정숙명창의 제자인 이일주명창은 최근 5마당중 첫 음반인 「춘향가」(신나라레코드·전5장)를 출반했다. 이미 심청가와 흥보가의 녹음을 마친 이명창은 곧 수궁가와 적벽가의 녹음도 끝내 올해안에 5마당의 음반을 모두 내놓을 예정이다. 동초 김연수(1907∼1974)선생의 수제자인 오정숙명창도 최근 신나라레코드에서 춘향가와 수궁가의 녹음을 마쳤다. 첫 음반은 이명창보다 늦었지만 마무리는 먼저 지을 계획이어서 오명창은 판소리 5마당을 음반에 남긴 최초의 소리꾼으로 기록될 것이다.
두 명창의 소리로 기록될 동초제 판소리 5마당은 가사가 분명하고, 소리의 장단과 고저청탁이 뚜렷해 판소리의 보존과 전승 차원에서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판소리 5마당을 모두 부른 명창도 흔치 않은 데다가 한 명창이 5마당을 모두 완창한 음반이 지금까지 없었기 때문이다.
송만갑 정정렬명창등의 문하에서 공부한 동초는 판소리 이론과 사설에 밝아 5마당의 오자를 바로잡고 장단과 성음을 정비하는등 판소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업적을 남긴 당대의 명창이다.
지난 2월부터 녹음을 시작한 오명창은 이번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동초선생님에게 직접 5마당을 전수받았기 때문에 후대에 바로 전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항상 갖고 있었다』며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에 미루다 보니 이제서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내가 세상을 떠난 후 이 음반을 들으며 「아 이것이 동초제 판소리 5마당이로구나」 하고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그는 『이일주명창은 말이 제자이지 나보다 훨씬 뛰어난 소리꾼』이라며 제자 자랑도 잊지 않았다.
전북 도립국악원 교수로서 지방에서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는 李명창도 5마당 완창녹음을 필생의 작업으로 생각한다.
명창 박초월이후 가장 두드러진 철성으로 꼽히는 그는 『아직 모자람이 많지만 기운이 떨어지기 전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주위의 권고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작업을 먼서 시작했던 그는 「제1호 판소리 5마당 음반」의 명예를 오명창에게 양보해 사제지간의 두터운 정을 보여주었다.<김철훈 기자>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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