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베트남의 하노이와 호치민시에는 「아시아의 5용에 대한 꿈」을 실현시키려는 열기로 가득하다. 시내 곳곳에는 낡은 호텔을 개보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시 외곽지역에서는 새로운 공단과 신도시 개발이 한창이다. 전기 도로 교량개보수 및 확장사업등 남북 1천6백50를 잇는 작업들로 전국이 하나의 거대한 사업장이 되고 있다. 통일을 이루기 위해 쏟았던 힘들은 모두 경제개발에 모아지고 있다.
◎도로·항만등 SOC건설에 연예산 40% 쏟아부어/공단개발도 박차… 외국인투자 유치 6년새 10배
베트남 건설성 팍 대외협력국장은 『1만에 이르는 전국 도로중 40%가량이 전쟁중 파괴됐거나 노후화 돼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다리 8천8백개중 50%는 사용불능상태다. 도로 항만 공항 철도건설등에 국가의 전체 예산중 40% 가까이를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의 다섯번째 용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베트남의 열기를 가장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공단개발과 줄을 잇는 기업설립, 기업인의 왕성한 의욕들이다. 호치민외곽 신흥공업지대에서 가장 큰 섬유업체인 휘호앙사의 웬 수언 호아사장은 『연말이 되면 성과급으로 종업원 5백명중 10명을 선발해 오토바이를 주고 있다. 성공하고 있는 기업인들을 보면서 근로자 1백명중 3∼5명이 스스로 공장을 차리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91년 개인사업체로 등록한 후 재킷 체육복 바바리코트등을 연간 7천만달러가량 수출하고 있다. 호아사장은 자신도 앞으로 금융 건설업 자원개발사업등에 진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추진중인 남부 중부 북부공업지대 건설사업은 베트남이 남부 아시아 경제중심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힘을 쏟고 있는 사업이다. 호치민―붕타우―빈호아를 연결하는 남부공업지대와 다낭―나트랑―중부산간지대를 잇는 중부공업지대, 하노이―하이퐁―혼카이를 연결하는 북부공업지대 개발계획이 그것이다. 베트남은 이들 개발지대에 수출가공구를 집중 건설중이다. 베트남은 이들 수출가공구에 각종 특혜를 부여하면서 외국기업을 유치하고 있는 중이다. 부족한 자본 기술을 외국기업의 유치를 통해 해결하고 베트남 근로자들의 손으로 만든 제품을 수출, 베트남의 빵을 키워가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정책으로 베트남은 각국의 치열한 각축장이 되고 있다. 지난해 2월 미국의 대베트남 경제제재조치가 해제된 이후에는 각국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외국인투자법 시행 첫해인 88년 3억6천2백만달러였던 외국인투자는 지난 6년동안 10배 가까이 늘었다. 벤츠가 베트남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고 미국의 모빌, 호주의 BHP, 일본의 스미토모등이 대대적인 유전개발사업에 착수했으며 서방은행들은 전국의 사회간접자본시설 구축에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 외국기업의 베트남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대우 LG등 우리나라 기업들도 베트남 개발대열의 앞자리에 있다.
베트남정부는 이와함께 지난해 3월 공포한 경제훈령 91호를 통해 국영기업의 경영합리화와 통폐합등도 추진중이다. 이같은 정책으로 지난해 교통 체신부산하의 탄룡기업, 호치민 인민위원회산하의 사이공투어리스트사, 수산부산하의 시프로텍스, 보사부산하의 비나푸드등이 민영화됐거나 민영화를 앞두고 있다.
대대적인 사회간접자본구축, 적극적인 외국기업 투자유치, 국영기업의 민영화등으로 대표되는 베트남의 경제개발방식은 점차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는 중이다. 베트남정부의 이같은 의욕과 외국기업의 투자열기등으로 미루어 「15년내에 아시아의 5번째 용이 되겠다」는 베트남의 바람이 현실로 옮겨질 날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호치민=이종재 기자>호치민=이종재>
◎“한국이 베트남 성장모델 남경공업 북중공업 육성 수출위주정책편다”/무역성 동북아담당관 흥안씨(인터뷰)
베트남 무역성의 흥안(42)동북아 담당관은 『통일후 20년 가까이 허비한 세월을 벌충하기 위해 전국이 모두 개발열기로 뜨겁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쪽에는 중공업, 남쪽에는 경공업을 유치하는 지역별 특화정책으로 남북의 경제를 조화시켜 나가고 있다. 베트남의 경제개발방식은 단기간내 성장한 한국을 모델로 하고 있으며 이는 곧 수출우선정책』이라고 거침없이 밝혔다.
―통일후 베트남 정부가 펴 온 경제정책의 특징은.
『통일 11년이 지난 86년까지 베트남 경제는 과거체제 그대로였다. 그만큼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시간을 낭비한 것이다. 도무오이 정책이 없었다면 소련의 붕괴와 함께 베트남도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빠졌을 것이다. 베트남 경제는 도무오이정책과 함께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농촌의 발전도 토지를 농민에게 나누어주면서부터 이루어졌다』
―도무오이 정책이후의 공업발전 정책은 무엇인지.
『86년 이후 북쪽에는 중공업을 집중 육성하고 남쪽에는 경공업을 집중 육성했다. 자원이 많고 통일전에도 기계분야등이 남쪽보다 발전했던 북쪽의 특징을 살렸으며 우수한 인력이 많고 자본주의체제가 많이 남아있던 남쪽에는 단기간내 성장이 가능한 섬유 신발등 경공업공장을 유치한 것이다. 기초자재는 북쪽이 제공하고 남쪽은 완제품을 만드는 정책이다』
―남북 경제의 조화는 어떻게 이루어 나가고 있는지.
『경영에 관한한 남쪽이 우수하다. 북쪽은 배급제의 잔재가 오랫동안 남아 개발속도가 느렸다. 북쪽의 배급제 잔재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외국기업의 투자를 통해 이를 해결하려고 한다. 서방은행은 사회간접자본(SOC)만 지원하고 있다. 많은 외국기업을 유치하고 싶다. 한국의 적극적인 투자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을 당부한다』
―경제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통일전에는 공업의 우선순위가 중공업경공업농업이었으나 도무오이정책 이후에는 경공업농업중공업으로 순서가 바뀌었다. 베트남국민의 생활용품 공급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공업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경공업에 보다 더 힘을 쏟고 있다. 통일직후에는 국영기업만 있었으나 최근 많은 사기업들이 들어서고 있다. 한국처럼 상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수출우선 정책을 펴나가고 있다. 도무오이의 실체는 수출산업의 발전이다. 원유 농수산제품 섬유류가 주종 수출품이다. 앞으로 상품의 수출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하노이=이종재 기자>하노이=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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