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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추태 흐지부지 말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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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추태 흐지부지 말라(사설)

입력
1995.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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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경기도 지사 후보 선거 현장에서 벌어진 돈 봉투 사건은 한마디로 유감스러운 추태다. 민주당은 그동안 서울 시장 후보와 전남 지사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유 경선의 진미를 보여 줌으로써 산뜻한 이미지를 심어 왔었다. 여당인 민자당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앞서 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모처럼 정당 정치의 진수를 맛보는 것 같아 일반 국민들도 만족한 표정이었다.이처럼 자랑스러운 경선 시리즈에 느닷없이 돈 봉투사건이 복병처럼 나타났다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정당 정치를 한 차원 높였다고 추켜세우던 국민도 이 추태에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여러 방면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중 으뜸으로 정치개혁을 꼽고 있다. 깨끗하고 돈 안드는 선거를 해야 한다고 야단들이다. 이번 선거부터는 혁명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국민의 기대가 크다.

이런 판국에 벌어진 민주당의 돈 봉투사건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도덕성에 큰 상처를 받은 셈이다. 이 사건으로 민주당은 내분까지 악화되어 이중고를 치르고 있다. 선거라는 결전을 앞두고 똘똘 뭉쳐야 할 시기에 적전분열현상을 만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진상을 철저하게 파헤치고 다시는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결의를 보여줘야 한다. 사건을 얼버무리거나 감싸주는 기색이 엿보인다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다. 국민적인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집안 일이라고 어물쩍 넘기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관련자는 당헌 당규에 따라 가차 없이 처벌해야 한다.

선거관리의 책임을 지고 있는 정부 당국도 철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 만일 형식적인 조사로 흐지부지되고 만다면 정부의 선거혁명의지는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

6월27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후보 선출과정이 지금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 일반 유권자를 상대로 하는 본격 선거전은 아직 멀었다. 그때가 되면 4개의 선거운동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게 돌아갈 것이다.

암암리에 금품과 향응이 난무할지도 모른다. 불법운동과 타락상이 여기저기서 나타날 수도 있다. 전국각지에서 동시다발로 이런 양상이 나타날 때 미처 손을 쓸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초기단계인 지금 나타나는 혼탁의 싹을 잘라내야 한다. 이번 민주당의 돈 봉투사건도 그런 시각에서 철저히 조사되고 관련자는 법에 따라 엄벌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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