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총액 59억불규모… 수용불가 고수/「클린턴 흔들기작전」통한 협상 모색도일본정부는 클린턴미국대통령이 13일 『대일자동차협상에서 일본의 시장개방을 위해 주저없이 투쟁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일전을 불사한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통산성은 미일 포괄경제협의의 자동차 및 부품분야의 교섭결렬로 미국이 대일제재리스트를 발표할 경우 즉각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되 빠른 시간안에 대미권고가 나올 수 있도록 긴급분쟁처리 절차를 밟을 방침을 세웠다.
미국은 일본으로 부터 수입하는 9개모델의 고급승용차에 1백%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일본 고급승용차의 대미수출을 사실상 봉쇄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이 이같은 조치를 취할 경우 제재총액은 59억달러가 된다는 계산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지난 87년에 미국정부가 반도체를 둘러싼 대일제재규모(3억달러)의 20배가 가까운 것이어서 통산성은 이를 절대 수용치 않겠다는 자세다. 미국정부는 『일본자동차시장의 폐쇄성에 따른 손해액을 계산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통상성은 거액의 제재액을 제시함으로써 일본측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속셈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일본의 자동차업계에서도 미국측의 공갈작전에 굴복해서는 안된다는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일본자동차산업은 장기간에 걸친 국내경기의 침체와 급격한 엔고현상으로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마당에서 미국측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고급승용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일본자동차산업의 고갈전략이라고 간주, 『미국측의 억지를 수용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피를 흘리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산성은 미국측의 이같은 조치가 미국의 소비자는 물론 외국으로부터도 비판이 따를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 일본이 클린턴행정부 흔들기작전으로 나서면 미국이 결국은 협상을 통해 해결의 길을 모색치 않을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이 이달중에 WTO에 긴급처리절차로 미국을 제소할 경우 빠르면 오는 11월에는 WTO분쟁처리소위원회의 권고가 나오게 된다. 내년 가을의 미국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클린턴대통령은 금년 가을부터 실질적인 선거활동에 들어가는데 그의 선거활동 초기단계에서 미국측에 불리한 WTO측의 권고가 나오게 되면 클린턴은 큰 타격을 입게된다는 것이 일본측의 노림수.
클린턴은 미국 국내용으로 대일보복조치에 관한 엄포를 놓으면서도 일본측에 자신의 아킬레스건을 잡히지 않기 위한 방편으로 이달하순 파리에서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각료회의때 브라운상무장관과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통산성장관의 회담을 제의해 온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강경자세나 일본의 WTO제소방침은 서로가 상대의 의도를 꿰뚫어보면서 벌이는 상대방 「흔들기작전」이라고 볼수 있다.<도쿄=이재무 특파원>도쿄=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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