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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전대갈등 이후 최대 위기/「돈봉투시비」 경기경선후유증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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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전대갈등 이후 최대 위기/「돈봉투시비」 경기경선후유증 심각

입력
1995.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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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재·동교계 서로 책임전가/수습돼도 8월까지 내연 전망민주당이 돈봉투살포 시비와 폭력사태로 얼룩진 경기도지사후보 경선파행 후유증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기택총재측과 동교동계간의 세싸움으로 빚어진 이번 사태는 민주당을 연초 분당 일보직전까지 치달았던 전당대회시기 갈등이후 최대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이번 경선추태는 6월 지자제선거에서 민주당에 치명적인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14일 『경기지사선거는 물론 서울시장선거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됐다』며 『지자제선거는 끝났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민주당은 15일 총재단회의를 열어 사태수습에 나설 예정이지만 계파간 감정이 격앙돼 있어 수습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총재측과 동교동계는 서로 책임을 전가하면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양측 모두 물러설 경우 정치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총재측은 먼저 개표를 완료해 승패를 가린 뒤 객관적인 진상조사를 통해 돈봉투살포 사실이 드러나면 책임지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동교동계는 돈봉투를 돌린 사실이 이미 드러난 만큼 장경우의원이 후보사퇴를 하고 국민과 당에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총재측과 장의원측은 『우리도 안의원측이 돈을 돌렸다는 확증을 이미 확보해 놓고 있다』면서 『할테면 해보라』고 맞서고 있다. 따라서 돈봉투공방이 걷잡을 수 없는 니전투구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도 높다. 또 검찰이 돈봉투수수 및 폭력사태에 대해 이미 수사에 착수하고 나서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기지사후보에 이종찬 고문을 추대하는 문제를 놓고 감정의 골이 깊게 파인 양측은 서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상태」로 치닫고 있다. 이총재는 『돈봉투보다는 깡패집단이 도지부선관위원단을 린치한 것이 더욱 큰 문제』라면서 『안의원과 동교동측이 사태를 악화시킨 것은 중대한 해당행위』라고 감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총재진영에서는 동교동계가 이고문추대를 끝까지 관철시키기 위해 물고늘어졌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교동계측은 『이총재가 당 전체보다는 계파이익에 집착해 이고문카드를 거부한데서 비롯됐다』고 이총재의 원천적인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동교동계와 이총재측은 이번 사태의 파장이 확대될 경우 지자제선거에 악재로 작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만큼 당내갈등진화등 사태수습을 서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사태수습이 된다 하더라도 양측의 갈등은 잠복된 채 8월 전당대회때까지 내연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일각에서는 사태수습책으로 장의원과 안의원 두사람을 모두 사퇴시키고 대국민사과를 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이고문을 재추대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으나 이번사태로 「이고문카드」마저 퇴색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이계성 기자>

◎「7표」가 경기경선 파행 “뇌관”/민주지도부 “정교수만 출마 안했으면” 장탄식

불과 9표가 민주당의 시한폭탄이 됐다. 13일 실시된 경기지사 후보경선에서 정관희 경기대교수가 얻은 7표와 무효 2표가 뇌관으로 작용, 돈봉투시비와 폭력으로 얼룩진 결과를 초래하며 민주당의 지방선거 구도를 뒤흔들었다.

『9표만 아니었으면, 아니 정교수만 출마하지 않았더라면…』하는 장탄식이 당지도부에서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14일 민주당의원들은 한결같이 『7은 행운의 숫자라더니 민주당에는 비극의 숫자가 됐다』라며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상황만으로 보면 별 의미없는 정교수의 7표가 4백59명이 참여한 1차투표에서 과반수를 넘는 당선자를 못내게 하고 결국 2차투표 과정에서 온갖 추한 행태를 촉발케 한 결정적 요인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문제의 9표는 사단의 결과적 해석일뿐 연원은 아니다. 장경우의원을 미는 이기택총재계와 안동선의원을 지원하는 동교동계의 진흙탕 싸움의 조짐은 대회시작전부터 향응제공공방과 불법선거운동시비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더욱 거슬러 올라가면 이종찬고문의 추대좌절과정에서 빚어진 양진영간의 뿌리깊은 불신이 폭력사태의 배경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때늦은 회한이긴 하나 이제와서 볼때 9표, 특히 정교수의 7표가 원망스럽다는 게 당관계자들의 공통된 표정이다. 그동안의 당내 경선과정에서 갖가지 화제를 일으키며 기세를 올려온 당의 위상이 불과 7표에 의해 추락한 까닭이다.

정교수만 출마하지 않았다면 1차투표에서 어느쪽이든 과반수의 득표로 승패가 갈렸을 것이고 자연히 2차투표를 놓고 서로가 이전투구하는 사태도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도 일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앞으로 문제의 9표가 어떤 파장과 후유증을 몰고올지도 섣부르게 짐작키 어렵다. 양진영의 갈등이 갈수록 첨예해져 거의 적전분열상태로 치닫고 있는데다 경기경선의 잡음이 자칫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의 선거판도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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