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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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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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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벌에 올림픽 스타디움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지금의 동대문운동장이 스포츠센터 구실을 했다. 육상 축구 야구 권투 럭비등 전국대회 규모의 경기가 벌어졌다. 이름도 서울운동장으로 우리나라 아마 스포츠의 산실이라 할수 있다. ◆이젠 기억에서마저 잊혀져가지만 한때는 「성동원두」라는 별칭도 있었다. 50년대 신문을 찾아보면 「성동원두의 함성」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이 말은 스포츠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해방이후에서 자유당정권때까지 대규모 정치집회장으로 명성(?)을 날렸다. 규탄대회·환영대회가 열려 열기를 터뜨린 날이 많았다. 우익은 서울운동장, 좌익은 남산, 또는 여당이 운동장이면 야당은 장충단공원으로, 말하자면 정치광장이기도 했다. ◆동대문운동장엔 젊음의 함성과 더불어 이처럼 역사의 숨결도 깔려 있다. 그런 이곳을 새로운 개발의 땅으로 보는 시각은 곤란하다. 서울시의 새청사 후보지로 현재의 시청부지와 동대문운동장 두곳으로 압축되었다.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른 이유는 2만7천여평의 넉넉한 넓이와 시유지이기 때문에 알맞다는 것이다. ◆조건만 따지만 그럴싸 하나 아무래도 찜찜하다. 우선 서울에서 그나마 번듯한 운동장이 하나 사라진다는 아쉬움이다. 그보다 더한 것은 서울시민의 향수를 외면한 것같은 느낌이 남는다. 서울은 고도임을 자랑하면서 고도다운 면모는 흔하지가 않다. 그나마 21세기에 가서 20세기의 흔적이 없다면 딱한 일이다. ◆새청사부지선정위원회는 25일 시민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다듬고 확정할 계획이다. 좀더 멀리 내다보는 사려와 판단이 있으면 좋겠다. 없애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아끼고 보존할 줄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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