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과 광복 50주년을 맞아 북한관련 연구와 발표, 그리고 전문서적 출판이 붐을 이루고 있다. 대학은 앞을 다투어 북한학과를 개설하고 있으며, 민간단체에서도 통일연구소 운영을 활성화하고 있다. 지난 1∼2년 국내외의 남북문제세미나에서 발표된 논문의 수준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북한연구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대학으로는 처음 94년 동국대학이 특수 희소학과로 북한학 학사과정을 개설했고, 금년봄에는 명지대학이 북한학과를 신설해 신입생을 뽑았다. 이 학과를 지망한 학생들은 『한반도의 분단원인과 북한체제의 발전과정」 및 북한의 현실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북한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지망동기를 말했다고 한다.
현재 석사과정으로는 연세대학 행정대학원 및 서강대학 공공정책대학원에 북한학과가 설치되어 있고 숭실대학은 91년 통일정책대학원을 개설, 1백5명의 각계인사가 남북관계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89년 구소련이 붕괴되기 전까지만 해도 대학에 북한학과가 개설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힘들었다.
지난 5월초 명지대학은 북한연구센터를 창립하면서 국내외전문가를 초청, 통일문제세미나를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 양성철교수(경희대)는 「북한정치연구, 지금 어디까지 왔고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발표를 했다. 그는 『자료와 정보 그리고 지역접근이 가장 어려운 곳이 북한』이라면서 『과거 현재 미래의 기초자료분석이 없었거나 빈약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토론자인 정용길교수(동국대)는 『북한전문교수나 학생들마저 북한관계 책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 뒤 『대학에서 순수하게 남북문제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자료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북한관계전문가는 약3백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학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사회단체·종교계·사업계에서도 그 숫자가 늘어나는 추세다(민주평통이 펴낸 통일관련 자료집에는 6백70명 수록). 경실련 집계에 의하면 통일관련 민간단체는 약1백70개나 된다.
국내의 북한관계자료는 우선적으로 통일원이 관리하고 있다. 광화문에 있는 북한자료센터에는 서적·정기간행물·영화등 모두 7만3천점이 소장되어 있다. 89년 개설이후 오늘까지 약4만40명이 이곳을 찾았는데 그중 대학생이 40%로 가장 이용도가 높다. 일반인들은 주로 북한영화나 신문을 보기 위해서 방문한다.
그동안 남북관계연구나 발표는 너무 주관적이거나 일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부정확한 자료의 겹치기인용등으로 논문에 오류도 있었다. 그리고 김정일연구가 너무 빈약하다는 지적도 많다. 그동안 통일에 대한 열의는 높았지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식의 습득은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분단극복을 위해서는 북한을 제대로 알고 올바른 정책을 세울 때이다. 대학이 북한연구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때 각계에서 이를 지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학에서 북한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하고 전문가가 많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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