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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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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말의 관씨(관계)는 출세나 사업성취를 위한 지름길로 통한다. 우리말의 연줄·백·배경과 뜻을 같이 하지만 그 위력은 훨씬 강하다. ◆관씨는 지도층의 혈연에서 시작, 태자당을 낳기에 이르렀다. 지금 대륙엔 태자당의 수가 4천여명에 달하는 가운데 1백20여명이 사정의 대상이 되어 일반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지연·학연 심지어 동업자끼리도 관씨로 연결되어 그 범위가 위세를 대변한다. 바로 관씨왕(망)이다. ◆지난 79년 수교후 대륙에 진출한 미국기업인들이 제일 먼저 부딪친 난관은 바로 관씨문제였다고 한다. 복잡하게 얽힌 인맥찾기와 교섭등이 자신들의 합리적 사고나 체질과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얼마후인 82년, 유력기업인들이 자리를 함께해 관씨문제의 어려움을 토로한 끝에 결국은 「최고의 기술과 품질및 친절에 주력하는 길밖에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최근 중국의 정정이 불안해지면서 일부 우리기업들의 걱정도 늘고있다. 그동안 공들여온 관씨 일부가 사정바람을 맞고 있어서라고 한다. 관련업체의 서류가 제자리에 멈춰있고, 담당자를 만나는 것도 어려워졌다고 한다. 특히 핵심권력자나 태자당의 도움이 컸던 부동산투자기업들은 상황실까지 설치하면서 상황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기업체는 사업의 규모조정과 계획연기까지 검토하는 한편으로 중견간부들의 중국접근방식의 전환문제도 거론하고 있다고 들린다. 관씨들의 빈번한 초청, 극진한 대접, 과분한 선물공세등도 재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80년대초 미국기업인들의 다짐이 상기된다. 대륙의 사정바람이 우리기업에 준 교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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