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국무총리가 처음 중국땅을 밟은 지난 9일 베이징공항서 영빈관인 조어대에 이르는 길이 부분통제된 가운데 총리일행을 태운 10여대의 영접차량들이 보기좋게 질주했다.이어 10일 천안문광장 인민대회당 동문광장서 열린 공식환영행사에서는 애국가와 중국국가인「의용군진행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19발의 예포가 터지고 인민해방군의장대에 대한 양국 총리의 사열이 있었다. 총리회담에 이어 장쩌민(강택민)국가주석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국가 원수급」에 버금가는 예우가 뒤따랐다.
이총리가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연설할 때나 차오스(교석)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식 수행원들과 외무부 관계자들은 바로 이 점을 거듭 강조하며 고무된 표정을 감추질 못했다. 중국정부가 한국 총리의 국내외적 위상을 모르는 바는 결코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중국의 최고실권자들이 이총리를 「환대」해준데 대해 다소 들뜨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일수도 있다.
중국이 한반도 정전체제유지와 남북 당사자간 대화를 지지한다거나 점진적 군사교류를 추진하겠다는 회담결과도 한반도의 현상황을 고려할때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은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중국의 기존 입장과 원칙적으로 크게 다를게 없는 것이다. 정전체제유지를 지지한다면 왜 중립국감독위에서 중국대표를 철수시켰을까. 어딘가 앞뒤가 석연치는 않다. 우리측이 이 대목을 따져 물었는지는 확실치않다.
리펑(이붕)총리는 총리회담때 미소를 띠면서도『중국이 10개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데 직접 국경이 맞닿아 있지도 않은 한국관광객들이 소수민족등 인민들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잊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의 환대에 정작 해야할 말을 못하지나 않았는지 되새겨 볼 일이다.<베이징에서>베이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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