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다가왔다는 것이 실감된다』 과천 정부청사 경제관료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국민들의 얼굴이 밝아질 각종 달콤한 경제정책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그중 하나가 세금감면이다. 민자당은 당초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이었던 근로소득세 경감조치를 올해로 앞당기고 부가가치세 면세점을 크게 올리는 방안등을 마련하고 정부측에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때가 때인지라 정부도 반대는 못할 형편이어서 『검토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애매하게 말하고 있다. 정부와 민자당의 논리는 간단하다. 올해 경기가 좋아 세금이 예산보다 1조원이나 많이 걷혔으니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데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경제관료들이 못마땅해 하는 것은 정치가 또 다시 경제논리를 억누른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 관련 공무원은 『경기호조로 세금이 많이 걷혀 세수를 줄인다면 경기가 나쁘면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는 이야기냐』며 『그렇다면 매년 세법을 고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 내년에는 경기사이클이 하향곡선으로 접어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에 대상이 되고 있는 근소세 경감조치는 이미 지난해 대폭적으로 세법을 개정하면서 실시시기가 내년으로 결정되어 발표됐었다. 이를 정부와 민자당이 스스로 어긴 셈이 됐다.
정부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책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강조해 왔다. 정부의 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 지를 국민들이 잘 알 수 있게 해 불필요한 혼란이나 불편이 없도록 하자는 것으로 이것이야말로 「세계화」의 기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조령모개식이면 국민들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는 경제관료들의 탄식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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