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성 「가족」 시리즈 5년만에 개인전인간과 자연물의 따뜻한 이미지를 구상과 비구상의 조합으로 형상화해 온 중견 서양화가 황영성(54·조선대교수)씨가 훈훈한 가족의 참 모습을 담은 「가족」시리즈로 5년만에 개인전을 갖는다. 13∼26일 예화랑(542-5543)에서 초대전 형식으로 열리는 전시회에 그는 분석과 종합, 분할과 재구성, 해체와 환원이라는 독특한 조형원리에 따라 가족과 주변사물을 변형시켜 인간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30여점을 내놓는다.
그가 집요할 만큼 화폭에 담아온 「가족이야기」는 우리의 자화상이며 바람직한 미래상을 표출한 것이다. 초기작품이 과거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가족의 일상모습을 담은 「추억담」이라면 근작들은 가족의 의미를 마을, 국가, 우주로 확대하면서 화합과 평화를 강조하는 「염원의 그림」이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초가집, 황소, 산, 강등 가족의 의미를 연상시키는 모든 형상을 단순화하고 이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작업에 있다. 토템신앙의 문양을 닮은 수십개의 작은 형상은 하나 하나가 가족과 이웃들에 대한 정감 넘치는 독백이며 순수한 삶에 대한 사랑과 내적 자유를 열망하는 외침들이다.
최근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모노크롬(단색조)기법은 확대된 가족이야기를 순수하고 진지하게 서술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흰색과 회색, 검정색만이 있는 화면은 감정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으며 그 위의 추상적 형상들은 인간과 자연, 가족, 민족, 인류의 공존과 발전에 대한 기원을 전하고 있다. 감성과 직관에 의해 그리던 단순한 가족이야기들이 점차 절제되고 엄격한 이성에 근거한 공동체의 미래 이야기쪽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특히 동양문화의 뿌리인 불교예술의 흔적과 함께 아프리카 남아메리카등 세계 곳곳을 돌며 경험한 다양한 문화의 흐름을 반영한 것은 보편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그는 「가족」을 주요 소재로 다루어 온데 대해 『6.25때 가족을 잃고 절망에 빠졌던 기억이 한시도 떠나지 않았고 새로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도 「가족」은 행복과 평화를 보장하는 근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가족의 진실된 모습을 기록해 가는 「실록」시리즈를 제작하겠다』고 말했다.
조선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나온 그는 73년 국전에서 문공부장관상을 받았고 국전추천작가와 조선대 미술대학장을 역임했다.<최진환 기자>최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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