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규모 수십억불 … 「금융공룡」으로 부상유럽대륙과 영국을 가로지르는 초대형 은행이 탄생하게 됐다.
스위스 유력은행인 스위스뱅크사(SBC)가 10일 영국 최대 투자은행인 워버그사 인수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유럽에 자본금 규모가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금융공룡」이 등장하게 됐다.
스위스에서 세번째로 큰 SBC는 이날 감독관청의 승인을 받는다는 조건하에 워버그사를 8억6천만파운드(미화 약13억7천만달러)에 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SBC의 매수계획이 감독관청과 워버그사 주주들에 의해 승인될 경우, SBC는 유럽 최대 규모의 투자은행중 하나로 급부상하게 된다.
이에 앞서 워버그사는 지난 2일 SBC와의 인수협상 사실을 발표하면서 경영권 포기의사를 천명한 바 있어 두 은행간 합병은 이제 형식적인 절차만을 남겨두게 됐다.
워버그사와 SBC의 합병이 협상개시 8일만에 극적인 타결을 본 것은 워버그사의 적극적인 매도의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최대 금융회사인 모건 스탠리사와 세기적인 인수협상을 벌인 바 있는 워버그사는 92년이래 파생금융 상품거래등에서 비롯된 누적적자로 더 이상의 독자경영이 무리라는 내외의 평가를 받아왔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3월 8억3천만마르크에 이르던 자산가치가 한햇동안의 경영손실로 올초 거의 10% 하락한 7억5천만마르크로 저평가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워버그사는 올 1월 국채와 유로본드 거래에서 발을 뺐고 파생금융 상품 거래도 축소하는등 감량경영에 나섰으며 3월엔 미국내 지분을 매각하는등 일련의 자구책을 강구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국적 은행으로의 발돋움을 모색하고 있던 SBC가 매수의사를 표명, 경쟁자였던 메릴 린치사를 제치고 워버그사를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SBC는 워버그사의 모든 투자은행 운영권을 인수하되 워버그사 자본의 75%를 보유하고 있는 머큐리자산회사(MAM)는 매수대상에서 제외키로해 이번 인수의 정확한 규모는 최종협상 결과 발표뒤에야 분명히 드러날 듯 하다. 지난해 전세계 금융가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진행됐던 모건 스탠리와 워버그사의 인수협상은 MAM 인수를 희망했던 모건 스탠리측의 요구때문에 불발됐었다.
어쨌든 대형 금융기관간 인수합병이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나온 SBC의 워버그사 인수는 구라파 금융기관간 합병 바람을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윤순환 기자>윤순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