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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말대답?(장명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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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말대답?(장명수 칼럼)

입력
1995.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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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에 가장 간이 큰 남자는?』이라고 어떤 사람이 물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각기 대답했다.『갑자기 국회의원 입후보하겠다는 남자』

『직장에 사표내겠다고 큰소리치는 사람』

『젊은이들과 축구시합하겠다는 남자』

퀴즈를 낸 사람은 계속 고개를 젓더니 이렇게 정답을 가르쳐 주었다.

『50대에도 마누라한테 말대답하는 남자』

이 얘기를 들으면 여자들도 웃고 남자들도 웃는다. 그러나 「50대 남자가 말대답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다시 물으면 각자 풀이가 다르다.

『한마디 하면 마누라가 따발총처럼 열마디를 하니 피곤하잖아요』

『여자들은 나이 먹을수록 기세등등해지는데 노년에 구박 안받으려면 50대부터 말대답 참는 훈련을 해야지요』

『아내가 갱년기라 인생이 허무하다면서 툭하면 신경질이니 되도록 건드리지 말아야지요. 온사회가 여자의 갱년기만 동정하니 남자들은 참 억울해요』

그러나 어떤 아내들은 그 정답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나이들면서 여자만 잔소리가 느는 줄 아세요? 어떤 남자들 잔소리는 말도 못하게 심하답니다. 젊어서는 남편에게 한마디도 지지 않던 기가 센 여자들이 남편의 잔소리에 두손 다 들고 입을 다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데요. 여자고 남자고 잔소리 많은 사람에게는 상대방이 질 수밖에 없거든요』

요컨대 50대 부부들중에는 오순도순 사이좋게 사는 사람들보다 어느 한쪽이 말대답조차 삼갈만큼 갈등이 심한 경우가 많다는 얘기가 된다. 남자들은 대개 노년으로 갈수록 사회적·가정적으로 힘을 잃게되지만, 아내들은 갈수록 할말 다하고, 젊어서 당했던 섭섭한 일들을 들춰내어 남편을 구박하기도 한다. 반면에 은퇴한 후 직장에서 일을 챙기던 버릇으로 집안일에 일일이 간섭하여 온 가족이 머리를 흔들게 하는 남편도 있다.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부부는 젊어서나 늙어서나 불행하다. 늙어갈수록 서로에게 의존하게 되는데, 같이 있는 시간이 괴롭다면 그처럼 딱한 일이 없다. 5월에는 주로 어린이와 어버이를 생각하지만, 일생동안 가장 긴 시간을 같이 지내야 할 가장 소중한 사람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야 한다. 특히 명심할 일은 잔소리 많은 사람은 인기가 없다는 것이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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