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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미­러 정상회담 냉랭한 만남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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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미­러 정상회담 냉랭한 만남될듯

입력
1995.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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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빌 클린턴 미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승전 50주년기념식을 치르고 10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그러나 이번 두 정상의 만남은 구소련 붕괴이후 양국정상회담중 가장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의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확대와 유럽안보체제 ▲러시아의 대이란 원자로판매 ▲제2단계 전략핵무기감축협정(STARTⅡ) 이행과 향후 획기적인 핵감축문제 등이 될 것이나 양국간 의견차는 크다.◎선물없이 방러자체에 의미/“안가면 러서 모욕감” 반대여론 설득/클린턴

빌 클린턴미대통령이 참모진의 만류와 공화당의 반대를 뿌리치고 러시아의 2차대전 승전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 보리스 옐친러시아대통령을 만난다. 이같은 배경에서 이루어지는 클린턴의 모스크바 방문길에는 별다른 선물 보따리가 있을 수 없다. 단지 클린턴이 국내의 악화된 여론에도 불구하고 보리스 옐친러시아대통령을 만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 자체가 옐친에게는 커다란 선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들어 러시아정부는 미국인들의 눈에 점차 「믿을 수 없는 동반자」로 비쳐지고 있다. 체첸침공과 나토개편 반대, 대이란 경수로 판매결정등 주요 이슈를 처리하면서 미국의 이해와는 상반되는 행동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민주화에 대한 기대도 급격히 시들해졌다.

클린턴은 러시아 방문에 반대하는 보좌관들에게 『이번에 전승 기념일 행사마저 불참하면 러시아인들에게 모욕감을 안겨줘 지금보다 미·러관계가 악화된다』며 이들을 설득했다고 미언론은 전하고 있다.

클린턴의 러시아 방문 기간에 이란에 대한 경수로 판매문제는 미언론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북한에 대한 경수로 지원문제와도 연관이 돼 있어 한층 시선을 모으고 있다.

5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에 의하면 알렉산드르 코지레프러시아외무장관은 지난 3월 크리스토퍼장관에게 러시아가 이란에 대한 경수로 사업을 포기하는 대가로 2억달러 상당의 대체사업권을 요구하면서, 러시아의 북한 경수로 참여를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에 의하면 경수로 문제는 미·러 정상회담의 정식의제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하지만 이 문제는 양국 고위 실무자회담에서 토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워싱턴정가의 분석이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원전판매 미반대저의 의심/나토 확대문제도 절대불가 입장고수/옐친

옐친은 이미 나토가 동유럽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여 러시아국경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수차례 밝힌바 있다. 유럽의 새로운 안보체제가 구축도 되기전에 나토의 일방적인 확대는 냉전적 사고방식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나토의 확대대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역할을 강화하고 주요 국가들이 유엔의 안보리 상임이사국처럼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자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 러시아가 나토의 회원국이 되거나 나토와 특별한 지위(비토권)를 인정받는 동등한 국가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이란 원자로 판매문제 역시 러시아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감독을 받고있고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기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또 원자로 판매는 자국의 원자력산업에 도움이 될 뿐아니라 향후 세계원전시장에서 미국의 일방 독점을 견제할 기회도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러시아의회등은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하려는 미국이 형평성을 잃고 원자로 판매중단 압력을 계속한다면 START Ⅱ비준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편 옐친은 클린턴이 체첸사태에도 불구, 러시아의 개혁을 계속 추진할 수 있는 유일한 지도자는 자신밖에 없다는 점을 부각시켜 주는 동시에 러시아의 자존심을 최소한 보장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옐친은 클린턴이 자신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오히려 극우민족세력이나 공산당이 득세해 양국의 관계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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