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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칼」 수사/전준호 전국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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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칼」 수사/전준호 전국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5.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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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가스폭발사고에서 행정기관은 책임이 없는가. 그보다 피해규모가 적은사고때도 관 또는 행정책임자가 인책되거나 사법처리대상이 됐는데 사망자만 1백명을 넘은, 사상최대의 가스폭발사건에서 관은 과연 면책이 될 수 있단 말인가.검경합동수사본부는 사고발생 4일만에 나온 중간수사발표에서 『폭발현장 주변에서 불법 천공작업을 하던 표준개발이 사고의 주범』이라며 현장작업관계자 수명선에서 사실상 수사를 종결했음을 선언했다. 사고원인도 규명했고 직접적인 사고책임자도 모두 사법처리했다는 장담이었다.

유족들이나 시민들로부터는 불만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사건을 조기봉합하려한다는 분노의 소리도 컸다. 『불법공사를 할 때 공무원들은 잠만 자고 있었답니까』

수사본부의 해명은 달랐다. 애꿎은 희생양만 늘려봤자 설득력도 없고 공소유지도 힘들다는 이야기였다. 성수대교 붕괴나 부산 구포 무궁화호열차사고등 대규모사고에서도 구속된 공무원과 업체대표들이 모두 풀려났다는 말도 잊지않고 환기시켰다.

이같은 수사본부의 해명에도 분노의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번 사고의 책임을 누가 져야하는가」를 묻는 대구발전연구원의 설문조사에서 71·5%가 「건설회사와 정부, 도시가스측이 모두 져야한다」고 답변했고 「건설회사만 져야한다」는 의견은 6·3%에 불과했다. 여론의 방향을 분명히 가름해준 결과의 하나였다.

그래도 수사는 요지부동이었다. 어린이날을 기해 수사본부를 떠나려던 검찰은 시민 단체등의 잇단 항의에 싸던 보따리를 마지못해 풀었다. 그러나 관련업체 이사와 공사현장감리자 수사에 그쳤을 뿐 감독책임 부분으로는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았다.

수사당국은 양날의 칼을 가졌는가. 사소한 형사범에게도 무섭게 칼을 휘두르던 검·경이 수많은 희생자와 온국민을 가스공포로 몰아넣은 엄청난 사건앞에서는 그만 사고의 균형을 잃어버리고 헤매는 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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