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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의 참뜻(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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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의 참뜻(사설)

입력
1995.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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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지방선거와 관련한 여야당의 후보경선이 그동안 제구실을 못한 정치―정치권에 대해 실망해 왔던 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음은 주목할만하다. 특히 민주당전남지사 후보경선에서 허경만의원이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과 동교동계가 민 김성훈교수를 누른 것은 예상을 뒤엎은 것이어서 파란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이는 당원―대의원들이 후보를 스스로 고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시대적인 변화이며 보이지 않는 큰손의 간섭에 대한 거센 반발이라고 볼 수 있다.

일련의 경쟁에서 가장 괄목할 점은 국민이나 당원들이 경선의 참뜻에 차츰 눈을 뜨고 또 경선이 가져올 무한한 가능성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여야의 지도자들은 경선에 대한 우려와 잘못된 시각을 훌훌 벗고 깨끗한 정치, 투명한 정치를 위해 앞으로 경선을 확대시켜야 한다.

민주정치에 있어 경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당내 민주화를 통해 당에 역동감을 불어넣어주는 것을 비롯, 세대교체와 함께 밀실정치, 계파주의, 지역주의를 탈피할 수 있으며 국민이 보는 가운데 후보를 고름으로써 사실상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의의는 당원과 대의원들이 직접 뽑음으로써 모두가 선거에 나서는 책임감과 일체감을 이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우리의 정당들은 민주정치발전의 핵심인 경선을 외면하고 당원을 무시한채 밀실흥정으로 하향식공천을 하는 비민주적 행태를 저질러 왔다.

다행히 1년전 여야는 정치개혁을 위해 통합선거법을 완성했음에도 후보공천을 기피내지 왜곡하고 있음은 매우 유감스럽다. 여당의 경우 지난2월 전당대회에서 모든 공직후보의 경선을 공약하고도 지방선거에서 경기와 제주만 실시한채 나머지는 소위 일사불란한 추천대회로 대체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야당의 경우 서울 광주에 이어 전남에서 경선한 것은 평가할만하지만 대의원들의 뜻에 맡긴다 하면서도 소위 특정계파, 김심이 간섭·개입한 것 역시 자유경선을 흐리게 하는 행위라 하겠다.

사실 이번 민주당의 허경만후보가 지명된 것은 이변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김이사장의 정치적 본고장에서 그가 밀어준 인물을 눌렀기 때문에 김이사장에게는 뜻밖의 실패이겠지만 이는 시대적 변화이며 당원들의 선택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이제 여야는 경선의 정신을 과감하게 실천해야 한다. 지도자의 권위에 흠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씻고, 또 의도적인 선거의 개입을 자제하고 당원과 대의원들이 자유롭게 능력있는 인물을 골라 「당의 후보」를 넘어 「국민의 후보」로 만드는 큰 자세를 보여야 한다. 국민은 남은 지역의 자유경선을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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