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5시 가장 일반적/「자율시차제」도 많아/숙직 실시 11개국뿐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외국에 비해 출·퇴근시간이 너무 늦은 것으로 7일 조사됐다. 또 우리나라의 정부부처에선 보편화한 숙직이나 토요일근무등도 다른 나라에선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경제원이 외무부에 의뢰, 해외공관망을 통해 조사한 「각국의 공무원 근무제도실태」에 의하면 조사대상 40개국(아시아 14개국, 미주 10개국, 유럽 16개국)중 27개국이 공무원 출근시간을 상오9시이전으로 정하고 있었다. 가장 일반적인 출근시간은 상오8시로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중국등 10개국에서 채택하고 있고 호주 대만등 6개국은 상오8시30분, 상오8시이전에 출근하는 나라도 5개나 됐다. 우리처럼 출근시간이 상오9시인 나라는 캐나다 뉴질랜드 인도등 10개국뿐이었다. 퇴근시간도 대부분 하오5시전후였다. 세계적 추세는 「조기출·퇴근제」인 셈이다.
출·퇴근시간을 일정하게 못박지 않고 공무원 스스로 적합한 시간을 택할 수 있도록 하는 「시차 출·퇴근제」역시 또 하나의 흐름이었다. 미국은 법정근무시간(주40시간)범위내에서 자율출근제를, 일본도 상오8시∼9시30분사이에서 자율결정(중앙부처는 상오9시30분)토록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상오7∼9시, 이탈리아는 상오8∼9시에서 출근시간을 각자 선택하고 있으며 태국은 아예 근무시간이 ▲상오7시30분∼하오3시30분 ▲상오8시30분∼하오4시30분 ▲상오9시∼하오5시30분등으로 3원화돼있다.
한편 우리나라처럼 숙직제도가 있는 나라는 11개국에 불과했다. 대부분 중국 러시아 체코 루마니아등 구공산권국가이거나 전체주의경험이 있는 나라들이었다. 토요일에 일하는 나라는 말레이시아 대만 이집트뿐이었고 유럽·미주지역에선 숙직제도가 없었다. 인도네시아와 중국도 올해부터 주5일근무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조기 출·퇴근제」 「시차 출·퇴근제」 「토요휴무 또는 격주 토요휴무제」같은 근무방식의 세계적 신조류가 일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사회의 근무제도는 10년전이나 20년전이나 별로 달라진게 없다. 특히 불필요한 잔무처리, 자기업무가 끝났어도 윗사람이 나가야 비로소 퇴근하는 「눈치보기」식 관행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외국관리들에 비해 「늦게 출근해서 훨씬 더 늦게 퇴근하는」셈이다. 그러나 사무실에 오래 있는다고 해서 생산성까지 올라가는 것은 아닌것 같다.
공직사회의 낙후된 효율성을 세계수준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민간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근무제도부터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여건이 맞는 부처별로 ▲조기출·퇴근제 ▲시차근무제 ▲토요일 격주휴무제(또는 토요일도 정상근무하되 2개조로 교대운영)등도 실험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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