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어버이날과 노인문제(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어버이날과 노인문제(사설)

입력
1995.05.08 00:00
0 0

오늘 어버이들의 다수가 노년층이라는 점에서 어버이날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노인의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이미 이웃 일본을 필두로 하여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고령화사회로의 빠른 변모가 두드러지고 있다. 우리사회에서도 현재의 인구구조로 보아 10년안에 현재의 선진국과 같은 본격적 고령화사회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사회는 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이 줄어드는 대신 피부양인구는 증가하므로 사회적 생산성이 떨어지고, 결국 무기력한 사회로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사회전체로 보나 당장 어려움을 겪게 되는 노인층의 입장에서 보나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노인문제는 사회복지의 차원에서 주로 다루어져 왔다. 그러나 노인층을 본격적 생산활동층으로 편입하는 것이 가장 절실한 사회적 과제다. 노인을 피부양 대상으로서만 대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본격적 생산주체로서 활동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오늘날과 같이 기술변화가 극심하여 기술수명이 짧아지는 사회적 환경에서는 노인 또한 기존의 생업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고령층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져야 하며 가정의 안팎에서 노인층이 수행할 수 있는 일을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오늘날 선진국에서 노인문제 해결에 실패하는 중요한 이유는 이 문제를 사회복지를 중심으로 하는 시장기능에 의하여 해결하려 했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생산과정에서 소외되어 있고, 또 정에 굶주려 왔다. 가족을 중심으로 효사상을 강조해온 우리의 전통과 노인을 적극적 생산계층으로 전환시키는 탈현대적 정책이 잘 결합될 수 있다면 우리는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적극적 노인참여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의 가사노동이 사회적으로 평가받게 됨으로써 여성의 재산권이 남편과 동등하게 인정되는 오늘날 맞벌이 부부의 가정을 보살피고 손자 손녀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노인의 노력 역시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년층은 대개 젊었을 때 유교적 관행에 의하여 부모를 섬겼으면서도 이제 나이가 들어 대접받을만한 때에 새로운 사고방식의 젊은이들에 의해 따돌림 받는 경우가 많다. 또한 80년대 이후 장시간 저임 노동을 담당하여 우리사회를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만들기까지 피와 땀을 흘린층이기도 하다.

사회적 공정성의 입장에서 이러한 공로를 남긴 연령층에게 응분의 보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그들이 떳떳한 생산주체가 되게 하는 것이며, 가족공동체에서 섬김을 받는 어른의 역할을 돌려 받는 길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