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테랑 “조스팽에게 표 던졌다” 공개/도박사들 “시라크가 근소차 이길것”○…4천만 프랑스 유권자들은 7일(현지시간) 자신들의 미래를 맡길 최고지도자를 선택하기 위해 투표소로 가 우파의 자크 시라크 후보와 좌파의 리오넬 조스팽 후보중 한 명에게 표를 던졌다. 미테랑이 14년간을 지킨 엘리제궁에 입성할 새 주인이 21세기 프랑스와 통합유럽을 이끌어 나갈 지도자여서 프랑스유권자들의 선택순간은 진지하기만 했다.
프랑스 대통령 임기는 선진 서방국가에서 가장 긴 7년에 연임규정은 없지만 연임이 가능하다. 프랑스는 이원집정부적인 정부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대통령의 권한은 막강해 의회해산권과 총리임명권을 갖고 국방과 외무에서 전권을 행사한다.
○…이번 결선투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극우파 지도자 장 마리 르팡은 이날 파리 제15투표소에서 항의성 백지투표를 한 뒤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운동기간 입장표명을 유보해왔던 것과는 달리 『여론조사에서 시라크시장이 앞서 있었지만 의외의 선거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조스팽후보의 당선 가능성도 있음을 암시했다. 그는 지난 1차투표에서도 선거전 여론조사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서 『놀라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테랑 대통령은 자신이 오랫동안 시장을 역임했던 샤토 시농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부인과 함께 투표에 참가했다.
수백명의 환영인파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으며 투표소에 도착한 미테랑대통령은 투표를 마친 뒤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후보에게 투표했다고 공개했다.
시라크후보는 중부 프랑스의 사란에서 「브라보」를 외치는 지지자들의 환호속에 투표에 참가했으며 조스팽후보도 남서부 생테가벨에서 「조스팽대통령」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투표소에 들어섰다. 막판 대역전을 노리고 있는 조스팽후보는 『막상 투표를 하고나니 평온과 흥분의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면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나는 나의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테랑대통령은 공식적으로는 오는 20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나 헌법위원회가 선거결과를 공식 확인하는 15일께 대통령당선자에게 핵무기발사코드 등을 비롯한 실질적인 업무를 넘겨줄 예정이다.
○…1주일전의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 시라크가 약 8∼10% 포인트차로 승리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누구도 시라크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라크의 인기는 점점 떨어지고 있고 조스팽은 2주전 1차 투표에서의 승기를 몰아 두번째 이변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투표 1주일전부터는 여론조사결과 발표가 금지돼 있으나 스위스의 한 신문이 5일 보도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시라크와 조스팽의 지지율은 53대47로 좁혀졌다.
이같은 예측불허 상황으로 인해 증권시장을 중심으로 한 흥행도박이 대규모로 펼쳐졌는데 도박규모는 약 1천만 프랑(한화 약16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파리의 도박사들이 가장 많이 건 가능성은 52대48로 시라크가 가까스로 승리한다는 것이다.<파리=한기봉 특파원>파리=한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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