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택민 홀로서기 정지작업인가/부패사정 앞세워 북경방등 반대파 숙청/급기야 등차남도 칼날/권력투쟁 서막 관측도중국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등소평)의 사후를 대비한 장쩌민(강택민)국가주석겸 당총서기의 사정칼날은 지난달 28일 천시퉁(진희동)베이징(북경)시 당서기를 전격 경질한데 이어 급기야는 등의 차남 덩즈팡(등질방)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천시퉁의 북경방(북경방)과 연계, 독자세력을 형성해온 혁명원로 2세들의 집단인 태자당을 겨냥해 강총서기가 「정치도박」을 시작한 것이다.
강의 이같은 시도는 등사후 「홀로서기」를 대비한 권력의 가지치기로 해석된다. 강은 등에 의해 발탁됐지만 최고권력자로 홀로서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정적 제거에 앞서 주변인물부터 정리할 필요를 느낀 것이다.
중국의 권력구조는 등이 후원하는 강세력과 원로세력, 개혁개방이후 급격히 세력을 확장한 지방세력, 그리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큰 영향력을 가진 「등패밀리」등 태자당이 균형을 이뤄왔다. 그러나 강세력이 최근 사정을 앞세워 북경방을 공격하면서 세력균형이 무너지고 있는데 등패밀리도 그 영향권내에 들어있는 것같다.
외교 소식통들은 덩즈팡에 대한 강의 조사가 등패밀리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자칫 잘못할 경우 강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어야할 만큼 위험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자신의 사정에는 성역이 없다는 점을 덩즈팡의 조사로 대내외적으로 천명한뒤 정적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로 전환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다른 소식통은 이번 조치가 등패밀리를 비롯한 태자당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특히 등패밀리의 행동자제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는 덩샤오핑의 개인비서인 셋째딸 덩룽(등용)이 쓴 「나의 아버지 등소평」까지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로 뒷받침된다. 단순한 부패척결 차원이 아니라는 의미다.
강의 홀로서기는 지난 2월 중국최대 철강그룹인 수도강철공사(수도강철공사)의 저우관우(주관오)회장의 사퇴로 표면화했다. 주나 수일전 경질된 천시퉁당서기는 덩샤오핑의 총애를 받았던 인물들로 알려져 이들의 퇴진은 바로 권력균형의 붕괴를 암시하는 것이다.
특히 강파벌인 신임 베이징시 당서기 웨이젠싱(위건행)등은 베이징시 부패조사 특별수사팀을 구성, 시정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숙청작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현재 베이징시의 리치옌(이기염)시장을 비롯, 상무부시장 장바이파(장백발)등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는데 이들도 곧 사퇴하거나 체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장관급 고위인사 7명이 부패혐의로 수사를 받고있으며 당 고위관리들의 비서 20여명이 부패혐의로 체포됐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주목할 것은 이번 부정부패사건과 관련돼 조사를 받는 인물 대부분이 강이 이끄는 상하이방(상해방)과 대립적인 관계였으며 덩샤오핑을 비롯한 당원로들의 총애를 받아왔다는 사실이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다음표적 광동성/등개혁 최대수혜… 중앙과 마찰/상해·북경과함께 권력3대본산
베이징(북경)을 휘몰아치고 있는 반부패운동의 다음 대상은 어디인가. 베이징의 많은 외교소식통들은 장쩌민(강택민)이 덩샤오핑(등소평) 사후의 「권력기반 다지기 작업」의 일환으로 벌이고 있는 부패척결투쟁이 곧 베이징에서 광둥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지도자들은 「광둥을 제압해야 천하를 제압한다」는 말을 신봉하고 있다. 광둥은 다른 성과 여러가지 차별성을 지닌다. 우선 등이 시작한 개혁·개방정책의 최대 수혜자이며 가장 잘사는 성이다. 그러면서도 중앙정부와 사사건건 대립해 왔다. 잘사는 성의 세금을 늘려 중앙정부의 재정을 확보하려는 분세제실험도 광둥성의 반발로 삐걱거리는 상태다. 때문에 개혁의 양기수인 강총서기과 주룽지(주용기)부총리는 본때를 보여줄 기회만을 별러 왔다.
광둥은 무엇보다 정치일선에서 물러선 양상쿤(양상곤) 전국가주석과 자오쯔양(조자양) 전총서기의 본거지다. 특히 양은 아직도 군부내 상당한 지지세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원래부터 강총서기와 주부총리및 차오스(교석)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의장등 이른바「상하이(상해) 삼인방」은 광둥파에 대해 역사적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마오쩌둥(모택동) 사후 권력투쟁과정서 상하이파를 무너뜨리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예지엔잉(엽검영)으로 대표되는 광둥파였다. 여기에다 엽의 아들인 예센핑(엽선평)은 광둥성장을 오랫동안 역임, 주민들의 신임을 받고 있으며 중앙에도 잘 나오지 않고 비상할 기회만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다.
광둥은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경제재건에서 뒷걸음쳐진 내륙성들로부터도 질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때문에 광둥지역에 대한 반부패작업은 다른 지방정부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호재이다.
광둥에서는 이미 지난 3월 광둥성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부주임이 수뢰혐의로 체포돼 성전체에 충격을 주었다. 중앙정부는 개방의 물결을 타고 온갖 부패가 만연하고 있는 광둥지역에 은밀히 공안요원등 부패단속반을 대거 투입, 공직자의 비리조사를 거의 끝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둥은 상하이 베이징과 함께 정치파벌의 3대 본거지다. 상하이파가 베이징에 이어 광둥의 반대파까지 제거작업에 들어감으로써 이제 강택민의 후계체제 강화작업은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조상욱 기자>조상욱>
◎치외법권 영향력 등패밀리/차남, 각종이권개입 경제계의 거물/셋째사위도 홍콩 해운업계 실력자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는 것으로 알려진 덩샤오핑(등소평)에겐 언제나 중국의 최고 실권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가 모든 공직에서 은퇴, 야인으로 돌아갔지만 권력이 아직도 등에게 남아있다는 증거다. 그의 2남3녀 자녀들, 이른바 「등패밀리」도 권력핵심에는 들어있지 않지만 아버지의 후광에 힘입어 국내외적으로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내규에 의하면 당간부와 그의 가족들은 지위를 이용해 부를 축적하거나 영리사업에 나서지 못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등패밀리에게는 이같은 당규마저 적용되지않는다. 등패밀리는 이미 지위를 이용해 오는 97년 중국에 반환되는 홍콩에 진출, 증시에 상장된 많은 중국계 기업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그들의 지분을 돈으로 환산하면 2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등패밀리 가운데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인물은 둘째 아들 덩즈팡(등질방)이다. 최근 부패혐의로 조사대상에 오른 덩즈팡은 등의 장남인 덩푸팡(등복방)이 89년 부당대출압력등 금융비리와 장애인협회 탈세사건등으로 일선에서 물러나자 곧 중국과 홍콩경제계의 거물로 등장했다.
미로체스터대학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서구적이고 대인관계가 원만해 중국내에서 가장 확실한 사업파트너로 꼽힌다. 그러나 그는 합작사업외에도 상하이(상해)등지의 부동산업자들에게 압력을 가해 헐값으로 부동산을 매입하는등 각종 이권에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인 예가 상하이 푸둥(포동)공단 불하압력사건이다. 당시 그는 자신이 소유한 땅가운데 끼어있는 공장부지를 빼앗기위해 공장주에게 압력을 가해 그 땅을 헐값으로 넘겨받았다. 또 지난 93년에는 홍콩갑부 리지아청(이가성)으로부터 장난감공장을 시세보다 30% 싸게 사들이기도했다.
문화혁명당시 홍위병에 의해 하반신 불구가 된 장남 덩푸팡은 80년대 중반 한때 홍콩에 본거지를 둔 장후아상사의 회장직을 맡는등 실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그는 89년 비리사건으로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장애인협회회장직에 충실하고 있다.
등의 개인비서이자 「나의 아버지 등소평」을 쓴 셋째딸 덩룽(등용)의 남편 허핑(하평)은 홍콩해운업계의 실력자다. 그는 중국의 한 군수업체를 맡으면서 대형화물선 2척을 구입한뒤 홍콩에 해상운송업체 신해강항운공사(신해강항운공사)를 세워 홍콩을 경유하는 중국화물을 대부분 독점하고 있다.
동양화가로 뉴욕 도쿄등지에서 개인전을 가진 큰딸 덩린(등림)은 국제우호촉진회 부이사장을 맡고 있으나 남편 우젠창(오건상)은 중국 비철금속공사 부사장으로 중국비철금속분야를 주무르고 있다. 또 둘째딸 덩난(등남)은 남편과 함께 중국 과학계를 장악하는등 등패밀리는 여러분야에서 영향력을 구축하고 있다.<이진희 기자>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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