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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관련 워싱턴연결 레이니 주한미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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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관련 워싱턴연결 레이니 주한미대사

입력
1995.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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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국형 거부는 체제방어 차원”/“남실정 알려질땐 파국 인식/제한적 혜택통해 북「악행」 통제 긴요”북한 지도부는 한국이 경수로 건설사업 과정에서 대규모로, 그리고 집요하게 간섭할 가능성에 대해 진심으로 우려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이같은 사실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북한의 한국형 거부가 그들의 「체면」 때문이라는 해석은 사태를 경박하게 다루는 시각이다.

북한 사람들이 현재 겪고있는 경제적 어려움은 지난 세기 그들의 삶과 비교해볼 때 충분히 인내할 수 있을 것이다. 조국과 주권 수호를 위해 그들이 바쳐온 희생은 어쩌면 필요한 것이었으며 가치있는 일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김일성의 카리스마가 사라진 현시점에서 그들이 이제까지 겪어온 궁핍함이 불필요한 것이었으며, 그들의 희생 또한 헛된 것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보다 북한 사회에 더 큰 위협은 없을 것이다.

북한 사회가 한국에 대해 통제불능 상태로 노출되게 되면 북한 체제의 외모는 부식작용을 겪게 될 것이다. 한국이 부유하며 자주적이고 안정된 자유사회라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 지도층은 경수로 건설과정에서 한국의 중심적 역할이 의미하는 바를 인식하게 되면서 이를 축소하거나, 북한 사람들과 세계를 상대로 그같은 사실을 위장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다.

북·미 대화및 남북대화는 극적인 부심의 역사였다. 현재의 경수로 문제도 최근에 제기됐던 다른 문제와 마찬가지로 어떻게든 해소되어 과거사로 지나쳐버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양측은 제네바 합의의 다른 이행문제나 정전협정, 또는 북한의 인권문제 등 숱한 미해결 과제를 둘러싸고 대립하는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북한과 대화의 중요성이 커진다. 북한을 신뢰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과의 직접 대면을 통한 상호이해를 증진시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거래를 바란다. 생존을 위해 「제국주의 세력」과 손을 잡을 때가 왔다는 북한측의 믿음을 우리측이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본다. 북한의 「선행」에 대해 제한적인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그들의 「악행」을 통제할 수 있는 지렛대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한반도문제 해결에는 오랜 시간에 걸친 주도면밀한 처방이 필요하다. 북한은 현재 상태로 오래 존속할 수 없다. 현 시점에서 미국의 역할은 유사시 초래될지도 모르는 위험을 최소화해가면서 한미 양국민이 환영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한반도의 사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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