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은 다른 곳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불멸」 「농담」의 작가 밀란 쿤데라가 올해 펴낸 신작 소설. 공산정권을 피해 고국 체코를 떠나 75년부터 프랑스에 거주하며 체코어로 작품활동을 해온 그가 처음 불어로 쓴 소설이다.지금은 호텔로 사용되는 프랑스 센 강변의 한 고성. 작가와 아내 베라가 그 성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이야기, 그 성에서 사랑을 나누었던 T부인과 기사의 이야기, 회의실에서 열린 곤충학회의 안과 밖에서 벌어지는 다섯가지 이야기등 51개의 장으로 나뉘어진 7개의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얽혀 전개되고 있다.
쿤데라는 시간과 공간을 중첩시키고 현실과 꿈과 몽상을 뒤섞는 특별한 기법으로 「속도」에 대해 성찰하고 있다. 느림과 기억사이, 빠름과 망각 사이에 놓인 내밀한 관계를 살피면서 현대기술문명은 「빠름」의 열락을 만들어 주었지만 그것 때문에 망각의 힘도 커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느림의 아름다움을 안타깝게 그리워한다. 민음사간·6천원<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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