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식후보 추대에 「이명박 앙금」/모양좋은 마무리 해법찾기 장고민자당은 서울시장후보를 놓고 아직 마침표를 찍지 않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정원식전총리를 후보로 확정하고 서울시운영위원회 건의(8일), 당무회의 추인(10일), 추대대회(12일)등의 일정까지 잡아놓았다. 하지만 여전히 정전총리 추대를 공식화하지 않는가 하면 적극적으로 홍보하지도 않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너무 뜸들인다』는 불만도 있다.
이같은 민자당의 「뜸들이기」는 극적 효과를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상당하다. 아울러 민주당의 서울시장후보 경선을 다각도로 분석한후 움직이겠다는 신중함도 작용한 듯하다.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경선등록자인 이명박의원이 정전총리의 추대를 승복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의원은 그동안 『당이 사는 길은 경선인데 왜 피해가려하느냐』며 경선이 안될 경우 모종의 결심을 하겠다는 강경입장을 견지해왔다.
서울시출신 의원중에도 『야도인 서울에서 승리하려면 경선을 실시, 붐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경선론에 공감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일부 당직자들도 『정전총리를 부각시키려면 경선만큼 좋은 행사가 없다』고 은근히 이런 흐름에 동조하고 있다.
하지만 경선론이 대세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미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이 초·재선의원과의 만찬에서 정전총리의 추대를 기정사실화했기 때문이다. 내심 경선을 원했던 당직자, 의원들도 이제는 『모셔오면서 경선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추대론으로 입장을 정리한 상태다.
이에따라 이춘구대표 김덕룡사무총장등은 이의원을 여러차례 만나 「당명」에 따라줄 것을 설득했다. 그러나 이의원은 『원칙을 포기할 수 없지 않느냐』며 완강한 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이러자 급기야 김영삼대통령이 2일 이의원과 조찬을 하며 정전총리추대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기에 이르렀다. 청와대로서는 이의원에게 상당한 예우를 한 셈이다. 이후 이의원은 청와대조찬까지 부인하며 말을 아꼈지만 그렇다고 경선론을 거두지는 않았다.
이제 이의원에 대한 설득여지는 별로 남지 않은 상황이다. 한 당직자는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안팎에서는 『모양좋은 마무리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이 꼬여가자 당내에서는 여러 해법이 거론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이의원이 정전총리추대를 납득할 명분과 예우를 만들어주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정전총리가 경선을 수용할 만한 조건을 만들어줘 스스로 「고리」를 풀도록 하는 방안이다. 현실적으로 경선과 추대의 선택권은 정전총리에게 있다. 당 일각에서는 『정전총리가 민자당경기지사후보경선, 민주당서울시장후보경선을 본후 경선을 택할 수도 있다』고 기대섞인 전망을 하기도한다.
이처럼 민자당은 서울시장후보의 마침표를 찍기에 앞서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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