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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개방 16년만에 최고부도 이룩(중국리포트: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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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개방 16년만에 최고부도 이룩(중국리포트:2­2)

입력
1995.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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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과의 교류현장/하천만 건너면 홍콩… 출입창구 5곳/연평균 공업생산증가율 66% 대기록/「달러」 더 선호… 상품구입시민 장사진「사투자오(사두각)에 발을 딛고 전세계로 나아가자」

사투자오는 경제특구 선천(심천)이 하천 하나를 사이에 두고 홍콩의 신계와 곧바로 연결되는 5곳의 출입경처(출입경처) 가운데 하나.

사투자오·원진두(문금도)·황강 등 육로 3곳과 철로 뤄후(나호)역, 해로 서커우(사구)항 등 모두 5곳을 통해 홍콩과 교역하고 다시 홍콩을 통해 세계와 교류해온 선천은 79년 개방이래 연평균 공업생산증가율 66%를 기록, 「선천속도」라는 용어까지 만들어냈다.

홍콩정부가 발행하는 회향증이라는 통행증 하나만 달랑 들고 선천도심을 가로지르는 광저우(광주)―홍콩의 주룽(구룡)간 광구철도나 버스를 이용해 선천의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홍콩인들의 숫자만 해도 하루 5만명에 이른다. 뤄후역에서 주룽까지는 전철로 3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개방 16년만에 중국 최대의 부를 이뤄 중국인들조차 중국아닌 중국땅으로 부르는 선천의 발전은 바로 이같이 홍콩과 맞닿아 있다는 지리적 여건에 기인한다. 홍콩의 화교자본은 번거로운 절차없이 선천에 투자되며 홍콩의 남는 전력도 선천의 공장가동을 위해 송전된다. 거꾸로 시교외의 수고에 저장된 선천의 수자원은 홍콩인들의 식수로 공급된다.

선천의 상가·호텔에서는 중국인민폐보다 홍콩달러가 더 쉽게 통용되고 91년 완공된 선천 신역주위 중심가의 밤풍경은 홍콩의 밤을 방불케 한다. 97년으로 예정된 홍콩의 중국반환은 이미 선천의 개방직후에 시작됐다는 것이 이곳 사람들의 일반적 생각이다. 그러나 『선천의 발전과 경험이 중국의 개방정책의 성공을 증명』(덩샤오핑) 『선천경제특구는 중국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탐색장』(장쩌민)이라는 평가의 이면에는 선천의 「자본주의적 성공」의 과실이 아직 골고루 퍼지지 못한듯한 정경들이 엿보이기도 한다.

홍콩에서 들어오는 값싸고 질좋은 식료품 의료 가전제품등을 사기 위해 줄서 기다리는 시민들과 보따리장수들의 법석속에 관리구 공안원들의 단속 손길이 엄하기만 하다. 선천시 교외 곳곳의 야트막한 야산에 둘러쳐진 철조망과 영국군 초소의 삼엄한 경계가 선천과 홍콩을 아직도 엄연히 갈라 놓는 상징물처럼 보인다.<선천=하종오 기자> ◎선천은 어떤 도시인가/79년 경제특구 지정 “시장경제 시험장”/시총면적 서울의 3배… 인구는 294만명

「선천(심천)」은 지난 79년 중국의 첫 경제특구로 지정돼 「중국식 시장경제 시험장」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통상 「선천」이라고 일컬어지는 지역은 사실은 선천시의 일부인 선천경제특구를 말한다. 특구밖에 거주하는 선천시민도 특구에 들어갈 때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선천시는 중국 광둥(광동)성 남부에 위치해 있다. 남쪽으로는 홍콩과 육로로 연결돼 있고 동쪽으로는 따펑(대붕)만, 서쪽으로는 화남경제권의 젖줄인 주강하구, 북쪽으로는 후이저우(혜주)와 각각 접하고 있다. 선천시의 총면적은 2천20㎢로 서울시 면적보다 3배이상 크다. 이중 경제특구는 3백27.5㎢로 선천시 전체 면적의 16.2%를 차지하고 있다.

이 경제특구지역은 특구지정 당시만 해도 인구 3만의 조그만 어촌에 불과했으나 16년만에 옛모습을 찾아 볼 수 없는 현대도시로 탈바꿈했다. 선천시의 현재 행정구역은 경제특구를 포함, 모두 6개구이고 최근 특구내의 개발열기가 보안·용강구등 특구밖의 선천시내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제특구에는 서커우(사구)와 둥지에터우(동각두)등 8개항구가 있으며 이 항구들이 바로 값싼 중국제품을 세계로 쏟아 놓는 중국 대외무역의 주요창구이다.

선천시의 총인구는 2백94만여명(93년말 현재)이며 이중 중국당국의 거류증을 가진 상주인구는 87만여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유동인구로 이들은 임금이 중국전체 평균임금보다 3배정도 높은 선천 경제특구에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들이다. 경제특구만의 인구는 74만여명(92년말 현재)이고 이중 상주인구는 47만여명으로 집계됐다.<선천=장학만 기자>

◎선천 인재지력시장/국내외 기업·구직자 연결 「인간시장」/“고임금 직장얻자” 매일 5,000명 몰려

『일자리를 원하는 중국의 인재는 모두 다 이리로 오라』

중국에서는 톄판완(철반완·철반완:철밥통이라는 말로 평생고용이 보장되는 직장이란 뜻) 이 깨져 나가기 시작한지 오래다. 이제 중국의 엘리트들은 더 많은 수입이 보장되고 자신의 능력도 마음껏 펼 수 있는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넓디 넓은 중국땅 각지를 부나비처럼 떠돌고 있다.

그중에서도 그야말로 하루가 다른 초고속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중국아닌 중국땅」 선천(심천)경제특구는 고급인재들이 운집하는 새로운 양산박이다. 「선천 인재지력시장」은 세계각국의 외국기업은 물론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중국내 사영기업들과 구직인력을 연결해 주는 생생한 인간시장이다. 모든 인력수급의 국가통제에서 자유로운 노동계약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과도기적 중국 노동시장의 진풍경이 여기에서 벌어지고 있다.

주칸쥔(축간준)군. 마오쩌둥(모택동)의 고향인 내륙 후난(호남)성 창사(장사)출신의 27세 청년 주군은 3년제 중등전문학교(한국의 전문대학격)인 후난재경학원에서 국제무역을 전공하고 93년 6월 졸업했다. 창사에서 2개 회사를 거쳐 지난해 11월 선천으로 와 한 회사 경리로 일하고 있는 주군은 「더 많은 보수를 받기 위해」 이력서 추천장등을 들고 이 시장에서 다시 새 직장을 구하고 있다. 주군은 이력서 자기소개란에 『외국어·부기가능, 조직관리능력이 있으며 재정상태도 탄탄하다』고 적어 놓았다.

선천 인재시장에는 주군같은 중등전문학교 졸업이상 학력의 구직자들이 하루 3천∼5천명씩 몰려든다. 평균 50∼60개 기업들이 설치한 구인창구는 이들이 지원서를 작성해 접수하랴, 면담하랴 온종일 북새통이다. 기업은 창구개설에 3백위안(원)(한화 3만원상당), 구직자들은 취업이 성사될 경우 5위안을 수수료로 낸다.

「대졸이상 전문기술인력 취업자문과 이들에 관한 자료축적」이 인재지력시장의 주임무라고 설명하는 선천시 인재교류센터 천줘유이(진탁현·46) 주임은 『구직자들의 40%만이 인근 광둥(광동)성 출신이며 나머지 60%는 후난 쓰촨(사천)성 등 전국각지에서 몰려온 젊은이들』이라고 말했다. 91년 10월 18일 문을 연뒤 6만여명이 이곳을 거쳐 직장을 구했다. 천주임은 『지난해에만 63명의 박사가 이곳을 거쳐 모두 취업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취업자들의 월평균임금은 2천위안선으로 비교적 고임이다.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중국에서 일자리를 찾는 외국인들의 취업알선과 중국인력 해외수출도 이곳에서 담당한다. 외국인들중에는 화교는 물론 러시아 필리핀 인도 파키스탄과 미국인들도 있다. 지난해 취업성사된 외국인은 9명. 해외수출인력은 의료 건축설비 은행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천주임은 『93년 삼성자동차 등 2개 업체에 인력수출 타진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으나 성사되지는 못했다』고 소개하며 『전산화로 인재정보를 체계화, 과학화하는게 우리 시장의 당면목표』라고 말했다.<선천=하종오 기자>

◎중국의 증시/“이젠 주식으로 큰 돈 못벌어요”/인산인해 이루던 93년열풍 사라져/작년이래 침체… “반등할것” 낙관도

지난 3월 15일 상하이(상해)시에 있는 「상하이신은증권공사」의 위해로 객장은 상오 9시 개장때부터 1시간 동안 단 2명의 투자자만이 모습을 보였을 만큼 분위기가 썰렁했다.

이중 한 투자자는 『이제 주식으로 큰 돈 못 법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개장과 함께 인산인해를 이루던 객장은 이제 옛날 얘기』라며 『지난해 주식을 2만위안(원)어치(한화 2백만원상당)를 샀으나 계속 주가가 떨어져 팔 엄두를 못낸다』고 말했다. 현시가대로 팔면 투자액의 절반밖에 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이 매일 집계하는 중국 주식통계에 의하면 내국인들이 거래할 수 있는 A주식과 외국인 전용 B주식은 각각 16.63포인트와 0.45포인트 하락, 각각 590.09포인트와 55.418 포인트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이래의 침체장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92년 선천(심천) 주식시장 신주발행 때 1백만명 인파가 몰려 난장판이 벌어지고 93년 2월 상하이 A주 주가가 1천6백선을 돌파했을 때와 비교하면 주가가 3분의 1수준으로 폭락한 셈이다.

중국 증권시장은 지난 90년 12월 상하이에 이어 91년 7월 선천에 거래소가 개설된 이후 5년째를 맞고 있는데 주식 관계자들은 현재 상황을 침체기보다는 「조정기」 또는 「힘의 축적기」로 받아 들인다.

상하이신은증권공사의 쑹이링(송이령·38·여)경리는 『증권시장 개설당시의 증권열풍은 사라지고 거래금액도 수십배가 줄었지만 중국의 주식시장은 이제 시험단계를 거치는 중』이라며 『투자자들이 서서히 주식개념을 이해해 가고 있어 이 조정기를 거치면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증권관계법 제정이 계속 연기되고 있는 것도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는 쑹이링씨의 지적에서처럼 중국 주식시장은 정책당국이 풀어내야 할 구조적 발전 저해요소들이 내재하고 있다.

우선 증권회사의 주요 업무인 기관투자자로서의 역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증권회사 직원조차 기관투자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다. 개인이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이 제한돼 유통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있으며 회사의 재무구조에 관한 정보가 차단돼 있는 상황 등도 중국 주식시장 활성화의 장애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에 주식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여전하다. 택시운전사인 왕즈칭(왕지청·43)씨는 『직장 동료 대부분이 함께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며 『전처럼 주가가 한꺼번에 오르지는 않겠지만 결국은 차츰차츰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 차원의 증시 육성안도 꾸준히 추진되고 있어서 제2의 홍콩으로 자리잡을 상하이 포동지구에 증권기관들이 집결할 증권빌딩이 건설중이다. 또 중국 증권기관들은 미국 일본등의 대형 금융기업과 합작으로 새로운 증권회사를 설립하거나 외국금융기관과 업무제휴도 추진하는등 증권시장의 현대화와 대형화에 힘을 쏟고 있다.<상하이·선천=김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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