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지망하는 젊은이들에게」제목으로/인간과 삶에 대한 존엄성·외경심 강조원로작가 박경리(69)씨가 92년부터 93년까지 연세대 원주캠퍼스에서 했던 창작론 강의 내용을 묶어 「문학을 지망하는 젊은이들에게」(현대문학간)라는 책을 펴냈다.
「문학, 그것은 무엇인가」 「대상에 대한 인식」 「언어의 선택과 근사치」 「인간 탐구」등 12장으로 된 이 책에서 박씨는 단순히 창작의 기법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올바른 문학인이 되기 위한 마음가짐, 문학과 이념, 미적인 것을 보는 태도등 문학저변에 깔린 여러 철학적 문제들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그는 『문학은 삶 자체, 알 수 없는 생명이 삶이라는 현장에 나타났다가 알 수 없는 삶을 겪으며 사라지는 바로 그 과정의 탐구』라고 말한다. 때문에 생명의 존엄에 대한 자의식이 없는 사람은 작가가 될 소양이 없는 사람이라고 단언하면서 「인간에 대한 존엄성, 삶에 대한 외경심」을 강조한다.
「토지」 「김약국의 딸들」 「시장과 전장」등 자신의 여러 작품을 예로 들어 기억이 문학에서 갖는 중요성을 이야기했고, 「미의 관점」에서 일본문학을 논하면서 『일본문학의 탐미주의, 예술지상주의는 갇혀버린 사회에서 도피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선함도 진실함도 결여되어 있고 오히려 사디즘과 마조히즘이 농후하다』고 강하게 비판한다.
지난해 「토지」 16권 완간을 위해 잠시 강의를 중단했던 박씨는 올해 다시 연세대 원주캠퍼스 강단에 서서 젊은 문학지망생들에게 노작가의 진솔한 문학체험을 들려주고 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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