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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핀꽃들그곳서 피우소서”/영남중 이종수교사장례식 온통 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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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핀꽃들그곳서 피우소서”/영남중 이종수교사장례식 온통 눈물바다

입력
1995.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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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초리로 잘못 일깨우시던 모습 생생한데…대구 가스폭발사고로 희생된 영남중 이종수(38)교사의 장례식이 1일 상오 영남중학교장으로 치러졌다.

상오 10시30분께 영구차량이 도착하자 교문까지 줄지어선 1천6백여명 전교생은 때로는 친구처럼 허물없이, 때로는 엄준한 회초리로 잘못을 일깨워주던 선생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눈물을 훔쳤다.

『차마 아이들만 보낼수 없어 그 아이들과 함께 가신 이선생님. 우리의 어린 아이들을 잘 부탁합니다. 그 아이들이 못다피운 꽃망울을 그곳에서 당신의 자상하신 손길로 가꾸어 크고 밝은 꽃으로 활짝 피어날 수 있게 하여주시길…』

애도곡이 잔잔하게 울리는 가운데 이길우(63)교장이 추모사를 읽어내려가자 교정은 동료교사와 제자들의 통곡으로 얼룩졌다.

학생회장 나형진(15)군은 조사를 통해 『선생님과 수많은 친구들을 앗아간 어처구니없는 참변이 이 땅에서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저희들이 이 세상을 바로잡아 가겠다』며 눈물로 다짐했다.

◎충격·고통의 대구 현지표정/의료진 근로자의날 반납 구슬땀/노전대통령도 분향소들러 위로

○…대구 가스 폭발사고로 43명의 희생자를 낸 영남중학생들은 1일 사고후 첫 등교,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분향소에서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담임선생과 급우 2명을 잃은 3학년8반 교실은 교단과 빈 책상에 국화꽃이 놓여진채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3명이 희생된 2학년1반 교실은 『친구를 잃은 슬픔을 딛고 열심히 공부해 커서 이런 사고가 없는 세상을 만들도록 하라』는 담임교사의 당부에 한동안 울음바다로 변했다.

○…김영삼대통령은 이날 아침 영남중 이길우(63)교장에게 전화를 걸어 『어린 싹이 그렇게 무참히 변을 당해 가슴이 아프다』며 5분간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교장은 『이러한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특단의 배려가 있어야 할것』이라고 부탁했고 김대통령은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3일간 밤샘 진료도

○…근로자의 날인 이날 전국 대부분의 병원이 휴무했지만 대구보훈병원등은 의료진이 휴일을 반납, 병원에 나와 평소보다 더 바쁜 하루를 보냈다. 42명이 입원한 대구보훈병원은 전문의와 레지던트 22명중 교대근무자를 제외한 65명의 의료진이 3교대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노태우 전대통령도 이날 상오 영남중을 방문, 합동분향소에 들러 헌화, 분향하고 『친자식같은 어린아이들을 한명도 아니고 42명씩이나 잃은 슬픔이 오죽 하겠느냐』고 위로했다.

○…대구YMCA는 이날 성명서를 발표, 책임자 엄중문책과 충분한 피해보상을 촉구하고 시민생활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사안에 대한 감시와 고발활동을 결의했다. 회원 25명은 동구 신천동 KBS와 범어동 MBC앞등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검찰의 사건축소와 수사지연등에 항의하는 침묵시위를 했다.

자매결연시 애도전문

○…대구시와 자매결연한 미국 애틀랜타시와 중국 칭다오(청도)시등 외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애도의 뜻을 표하는 전문을 잇따라 보내왔다. 애틀랜타 시장은 『폭발사고 희생자들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는 뜻을 전해왔고 중국 칭다오시 정부도 전문을 보내왔다. 일본 히로시마(광도)시장은 『사상자가 많이 생긴데 대해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하루빨리 복구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해왔다.<특별취재반>

<특별취재반>

◇전국부=정재룡대구취재본부장 이정훈 유명상 이상곤 목상균 전준호 정광진 김호섭 김대벽 기자

◇사회1부=박희정 김성호 염영남 이상연 기자

◇사진부=최규성 이종철 정시종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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