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는 전국31만가구로 크게 늘어나케이블TV가 1일부터 유료방송체제에 들어갔다. 그러나 방송을 실시중인 전국 49개 지역종합유선방송국(SO)의 과반수 정도가 사실상 수신료 징수를 유예하는등 파행이 빚어지고 있다.
4월30일 현재 스크램블(비가입자 수신 방해전파)을 걸어도 케이블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컨버터가 설치된 수신자는 불과 10만 가구. 반면 가입신청자수는 31만을 웃돈다. SO사업자들은 『하루빨리 스크램블을 깔아 수신료를 받아야 하지만 가입신청자 대부분이 컨버터를 설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케이블TV 유료방송이 1개월 늦춰지는데 1개 SO가 감수해야할 손해는 약 2억여원 정도. 또 프로그램공급사(PP)는 분야별로 손해액이 5억∼40억원 정도로 SO보다 훨씬 많다. 수신료 징수유예가 전체 SO로 확산될 경우 1개월당 줄잡아 3백여억원의 사업자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업자들은 『한전과 한국통신등 전송망사업자의 잘못된 설비계획을 믿은 정부의 사업일정이 무리였다』며 관계당국을 비난한다.
유료방송이 이처럼 파행을 빚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전송망설비의 지체이다. 케이블TV 가입자가 정상적으로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 SO로부터 특정 시청지역까지 연결되는 전송망과, 그 전송망으로부터 가입자 가구까지 동축케이블로 연결하는 댁내설비가 완비되어야 한다. 유료방송을 위해서 스크램블이 깔린다면 여기에 컨버터까지 달아야 한다. 요컨대 전송망과 댁내설비, 컨버터가 완비되어야 정상수신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4월30일 현재 전송망과 댁내설비만이라도 연결된 가구수는 20여만에 불과하다. 또한 가입신청자 31만여 가구중 이미 컨버터가 설치된 10만여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에 컨버터를 설치하는데에도 하루에 1만여 가구씩(1개 SO당 2백가구), 21일 정도가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초 업자들과 당국에서는 스크램블을 걸어도 최소한 30만 가구가 시청할 수 있어야 유료방송 수지가 균형을 이룰 것으로 계산했다. 그러나 전송망―댁내설비―컨버터를 완비한 가구가 30만이 되려면 대략 1개월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전송망설비 이외에도 ▲전파레벨 불안정에 따른 화면불량 ▲아파트단지등에서 지상파 공시청 케이블과의 전파간섭에 따른 지상파방송의 화면불량 ▲컨버터 기능 불만등 시청자민원도 쇄도해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료방송은 시작됐지만, 수신료조차 받을 수 없는 사업자들의 「벙어리 냉가슴 앓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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