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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라이트 밀스저 「파워 엘리트」(우리시대의 신고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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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라이트 밀스저 「파워 엘리트」(우리시대의 신고전:2)

입력
1995.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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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권력집단의 실체 철저해부/정·경·군 극소수 유기적결합… 정책 좌지우지/대중·언론은 들러리… 민주주의 허구성 지적「파워 엘리트」는 56년 출간 이후 기회의 나라, 민주주의의 파수꾼이라는 미국의 자부심과 당시 체제 옹호론적 지적 분위기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간주돼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에서 정경유착과 군산복합체의 뿌리를 해부하는 효과적인 분석의 틀로 적극 수용됐다.

핵심은 누가 현대 미국사회를 이끌어나가느냐는 물음이며 그 결론은 자발적으로 의견을 모아서 여론을 형성하는 대중이 아니라 정계와 대기업과 군부의 극소수 엘리트들이다. 예컨대 이들은 국민 전체의 이익보다는 상호 이해에 따라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칠 중요 정책을 결정하며 대중과 언론은 강력한 견제수단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파워 엘리트」는 총 15장의 방대한 분량으로 구성됐다. 1장「상류사회」는 파워 엘리트에 대한 개념을 담았고 2∼10장에서는 「대도시 4백대 가문」「대부호」「군부지도자들」「정치간부회의」등을 통해 이들의 영역과 영향력을 정리했다. 남북전쟁과 대공황, 제2차세계대전등을 거치며 대자본·정치엘리트·군부가 부상하고 서로 고유한 영역을 넘나들며 연합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이들의 학력 재산 가족관계 직책등 온갖 사항에 관해 언론이 무색하리만큼 철저한 사례와 통계, 조사 자료를 제시한다. 30년대 뉴딜정책 실시기간에 산업계의 거두들이 고위 정치집단에 참가하게 됐으며 2차대전을 통해 이같은 현상은 가속화했다.

53년 밀스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의 최고정책결정지위인 국무 재무 국방장관은 모건, 록펠러재벌의 유력인사이거나 거대 군수회사사장 출신등이었다.

군부 역시 2차대전이후 국제정세에 관한 발언권을 대폭 강화, 마셜원수는 국무·국방장관을 역임했고 커크해군중장은 벨기에·구소련대사로 취임했다. 이에 따라 정통외교관의 지위가 약화되는 현상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11장부터는 자율성을 상실한 대중사회와 상류층의 부도덕성 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밀스는 파워 엘리트의 성격을 배타적이고 반민중적이라고 총평한다. 『상류계급 이외의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는 곳이 있는데 이들이 배타적인 것은 거만하거나 남을 업신여기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곳은 상류계급의 성격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 곳에서 자연적으로 맺어지는 인간 관계는 어느 하나의 상류층 그룹과 이어지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밀스는 특히 13장「대중사회」에서 올바른 여론형성 기능을 상실한 매스미디어와 자율적 의사결정 능력을 잃은 대중의 문제를 짚었다. 정보를 장악한 파워엘리트들은 매스미디어를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특정 정보만을 일방적이고 무제한적으로 대중에게 전달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대중은 이를 수동적이고 제한적으로 받아들이는 사회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김동일(53)이화여대 사회학과교수는 『「파워 엘리트」는 미국 민주주의의 허구성을 파헤침으로써 학계뿐 아니라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며 『자본주의 국가의 권력구조를 설명하는 일반이론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진덕규(이화여대 교수)옮김, 한길사간<김병찬 기자>

◎텍사스 출신 마르크스·베버영향 진보적 사회학자

▷밀스 누구인가◁

찰스 라이트 밀스(CHARLES WRIGHT MILLS·1916∼1962)는 텍사스주 웨이코 출신으로 41년 위스콘신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46년부터 사망할 때까지 컬럼비아대학에서 강의했다.

마르크스와 베버의 영향을 받아 사회과학과 지식인들의 비판적 임무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인 진보적 사회학자로 독자적 권력구조이론을 선보인 「파워 엘리트」 등을 통해 명성을 얻었다.

저서로는 미국노동조합의 실상을 드러낸「새로운 권력자, 미국의 노동지도자들」(48년) ,「화이트 칼라」(51년), 「3차세계대전의 원인」(58년), 「사회학적 상상력」(59년), 쿠바사회혁명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질서속에서 역사적으로 해석한 「들어라 양키들아」(60년), 「마르크스주의자들」(62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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